이날 오전 9시30분 바움가르트너는 낙하를 위해 특수 제작된 압력저항복을 입은 채 헬륨이 든 폴리에틸렌 풍선을 타고 미국 뉴멕시코 로즈웰에서 지상 39㎞의 성층권까지 올라갔다. 가슴엔 국제항공연맹의 비행기록 확인 장치를 달고 헬멧과 산소기기도 착용했다.
12시가 갓 지난 시각, 바움가르트너는 드디어 지상을 향해 뛰어내렸다. 얼마 안 되어 가속도가 붙은 그는 최고 속도 시속 1342㎞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음속을 가뿐히 뛰어넘는 속도였다. 그는 해발 1500m 지점에 이르러 낙하산을 펼친 뒤 안전하게 착지했다. 낙하 시간은 4분19초에 달했다.
그는 수천번의 스카이다이빙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지만 이번 시도가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당초 8일로 예정됐던 도전은 강한 바람 때문에 두 차례 연기됐다. 생명의 위험을 각오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자칫 실수라도 했다간 그의 옷에 장착된 카메라가 비극의 현장을 생중계할 가능성도 있었다. 1960년 31.3㎞ 상공까지 올라갔다 시속 988㎞로 낙하한 적 있는 조 키팅거가 바움가르트너 곁에서 조언했다.
그는 왜 이 일에 도전했을까. 글로벌 기업 레드불이 후원했다는 이유로 그의 비행을 미심쩍게 보는 시선도 있다. “내가 얼마나 작은지 알기 위해서 때론 아주 높은 곳까지 올라가 봐야 해요.” 지상에 도착한 바움가르트너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바움가르트너는 풍선을 타고 가장 높이 올라간 인간, 가장 빨리 자유낙하한 인간, 맨몸으로 음속을 돌파한 최초의 인간, 가장 높은 곳에서 낙하산을 펼친 인간이라는 4가지 기록을 한꺼번에 세웠다.
외신들은 “65년 전 이날은 척 예거가 최초로 비행기를 타고 음속을 돌파한 날”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