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셜리 챔버스(54)는 “로니만큼은 할아버지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삼켰다. 남편도 없는 셜리는 이제 완전히 혼자다. 셜리는 슬하의 3남1녀를 지난 18년 동안 총기 사건으로 모두 잃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셜리에게 비극이 처음 닥친 것은 1995년이다. 셜리의 말에 따르면 ‘아주 밝고 외향적이고 수학도 잘했던’ 카를로스가 일리노이주 시카고 사우스룹 지역을 걸어가다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것이다. 당시 카를로스는 열여덟 살이었다. 셜리와 아이들은 오랫동안 비통에 잠겼지만 이 사건은 시작에 불과했다.
두 번째 비극은 2000년 스물세 살의 제롬에게 찾아왔다. 예의바른 성격에 잘생긴 외모로 오랫동안 어머니의 자랑이었던 아들은 시카고 빈민가 카브리니그린 지역을 걸어가다 총격을 받고 숨졌다. 당시 제롬은 막 직장을 구한 참이었다.
외동딸 라토야까지 제롬이 숨진 지 3개월 만에 변을 당했다. 제롬이 숨진 곳 바로 근처에서였다. ‘가장 예쁜 미소를 가진, 셜리에게 전부였던’ 소녀는 그때 겨우 열다섯 살. 지역사회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건 라토야에게 총을 쏜 소년이 열세 살이었다는 사실이다.
세 아이를 가슴에 묻고 12년반이 흐른 뒤 셜리는 셋째아들 로니(33)마저 잃었다. 로니는 지난달 26일 주차된 차 안에서 무장 괴한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그는 한때 갱단에 몸담았다가 지금은 음악 프로듀서로 새 삶을 살고 있었다. 셜리는 “정말 재능이 많은 아이였다”고 회고하며 오열했다.
셜리의 비극은 미국과 시카고가 총기 사고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생생하게 드러내주는 사례다. 로이터는 시카고가 미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총기 규제 법안을 갖춘 지역인데도 1월 한 달간 157건의 총기 사건이 일어나 42명이 숨질 정도로 끊이지 않는 총기 관련 사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떠들썩한 건 이 같은 비극이 셜리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중학교에서는 열네 살 소년이 동급생 용의자의 총격을 받아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하루 전인 31일 텍사스주 카우프먼카운티에서는 출근하던 검사가 괴한 2명의 총격을 받고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29일 시카고 켄우드 공원에서 총에 맞고 숨진 열다섯 살 소녀는 사건 8일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공연에 참석했던 하디야 펜들턴양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미국 전역이 경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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