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친구 카스트로 “해봐서 아는데, 정은아 하지마”

김일성 친구 카스트로 “해봐서 아는데, 정은아 하지마”

기사승인 2013-04-07 17:01:00

[쿠키 지구촌] 피델 카스트로(86)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5일(현지시간) 관영 언론인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칼럼을 기고, 북한에 자제를 촉구했다. 지구상에 몇 안 남은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는 북한과는 둘도 없는 동맹 관계다.

카스트로의 어조는 경고라기보다는 ‘달래기’에 가까웠다. 그는 우선 “북한은 언제나 쿠바의 친구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 북한은 기술적·과학적인 진보를 드러냈다”며 핵실험 사실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뒤 “핵전쟁은 70% 이상의 인류에게 중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남과 북 어디에도 이익이 없는 끔찍한 살육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경고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의 만남을 회고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에는 사뭇 강한 목소리를 냈다. 카스트로는 “만일 전쟁이 일어난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를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로 묘사한 사진들 속에 파묻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쟁을 피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인의 의무”라고도 밝혔다.


카스트로는 이 글에서 반세기 전 그가 겪었던 미사일 위기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사태는 50년 전 쿠바가 연루됐던 1962년 10월의 위기 이후 최대 핵전쟁 위험”이라는 것이다. 그 해 쿠바는 소련의 중장거리 핵미사일을 자국 영토에 배치했다가 미국으로부터 해상 봉쇄를 당한 바 있다. 86세의 은퇴한 거물은 혈기방장하던 자신의 35세 시절을 생각하며 이제 갓 서른을 앞둔 동맹국 지도자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쓴 소리를 한 셈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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