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생활] “무방부제 제품 믿어도 될까요?” “무파라벤 화장품에는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나요?”
화장품을 보존하기 위해 사용되는 파라벤 등의 방부제 성분이 인간에게 유해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소비자들은 ‘안전한 화장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실제 화장품 매장 집결지인 명동의 화장품 가게에서 만난 매장 직원들은 근래 들어 파라벤 등 방부제가 없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최근 1년 새, 무방부제 화장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화장품 회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홍보 마케팅의 수단으로 ‘무(無)파라벤’ 제품을 강조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무방부제, 무색소, 무유분, 무미네랄오일 등 각종 화학성분을 제외한 제품들을 전략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무방부제 화장품은 정말 믿을만 할까.
실제 한 화장품 회사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일회용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화장품은 열어 사용한 시점부터 외부환경에 노출돼 오염될 수 있어 방부제를 넣을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자사 제품은 멸균된 일회용 팩으로 방부제를 넣지 않고도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국내의 한 대기업은 냉장 화장품을 출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회사는 유해성분 0%에 도전하는 100% 무방부제 화장품을 내놓았다고 광고했다. 이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냉장화장품은 무방부 테스트, 중금속 테스트를 완료하는 등 단 1%의 유해성분이 함유되지 않아 10℃ 미만의 저온에서 보관해야 한다. 아울러 어느 화장품 기업은 신선화장품을 강조하며 제조한지 3개월 또는 6개월 이내에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무방부제 화장품을 표방하는 회사들은 100% 보존제를 넣지 않았을까. 무방부제를 표방한다던 한 화장품 회사의 고위직 임원에게 물었다. 그는 방부제는 넣지 않았지만 대신 방부 효과를 지닌 대체제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방부제를 넣는 대신 방부대체제로 사용되는 ‘핵산디올’을 소량 넣었다는 것이다. 핵산디올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아직까지 법정 방부제로 지정되지 않은 물질이다. 현행법상 핵산디올은 사용제한이 되지 않은 제품이다. 그렇다고 100% 검증이 된 물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무파라벤을 선포한 화장품 회사 중에는 대체할만한 다른 방부제를 보존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소티아졸리논 계통 물질, 페녹시에탄올 등은 화장품 보존제로 쓰이지만, 일부 연구에선 유해성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렇다고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에 방부제나 보존제를 무조건 넣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 화장품에는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내용물의 순도를 유지시키기 위해 방부제가 들어간다. 방부제가 없다면 내용물이 공기와 접촉해 세균, 박테리아 등으로 변질되거나 오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에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멸균 용기를 활용한 ‘멸균 화장품’도 나오고 있다. 인간에게 유해하다고 알려진 보존제를 넣지 않기 위해 멸균 용기를 만들어 세균이 침투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화장품 업계들이 이러한 멸균 용기를 개발해 제품에 화장품을 배제하려는 노력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라고 본다.
“내 가족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습니다.” 어느 화장품 기업 CEO의 말이 인상 깊게 남았다. 소비자들은 그들의 말을 믿고 싶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