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용인 살인사건에서 피의자 심모(19)군이 봤다는 영화 ‘호스텔’이 대중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잔인한 내용의 영화가 범죄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를 놓고 논쟁도 벌어졌다.
영화 ‘호스텔’은 동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팩스턴과 조쉬가 우연히 머물게 된 슬로바키아의 한 호스텔에서 겪는 상황을 그린다. 팩스턴과 조쉬는 여행 중 만난 올리와 함께 암스테르담에서 알렉스라는 남자를 만난다. 알렉스는 ‘미녀와 멋진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고 유혹해 슬로바키아의 한 호스텔을 소개하고 일행은 그곳으로 떠난다.
그러나 올리 등 호스텔에서 숙박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씩 행방불명되며 사건이 시작된다. 조쉬까지 연락두절 상태에 놓이자 팩스턴은 친구들을 찾아 나서보지만 결국 끔찍한 고문실에 갇히고 이 호스텔이 배낭여행객들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살해하는 비밀 범죄 장소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론은 영화의 배경과 범행 장소가 각각 숙박업소라는 점과 살인 방법의 잔혹성 등을 이유로 영화와 사건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고 있다. 용인 살인사건을 영화의 모방 범죄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네티즌들은 “정도가 지나친 영화는 범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과 “모든 범죄의 원인을 영화와 만화, 게임으로 돌리려는 시도는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으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에서 영화 도둑들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둑질 열풍이 불지는 않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2005년 개봉한 호스텔은 미국에서도 R등급(Restricted)을 받았다. 이 등급의 영화는 허가증이 있는 극장에서 성인에게만 상영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일부 장면을 삭제한 뒤 심의를 받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2007년 12월6일 개봉했다. 관객수는 713명을 기록했다. 후속작인 ‘호스텔2’와 ‘호스텔3’는 더 잔인한 내용을 담고 있어 국내에서 개봉되지 못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