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걸고 널 파멸시킨다. 12억 내놔라” 조폭의 수사학

“내 인생 걸고 널 파멸시킨다. 12억 내놔라” 조폭의 수사학

기사승인 2013-07-12 17:30:01
[쿠키 사회]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윤재필)는 ‘범서방파’ 행동대장 출신 나모(48)씨 납치·감금 사건의 주범인 호남 최대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 조모(54)씨와 경남 지역 ‘양포파’ 부두목 정모(48)씨를 집단·흉기 등 감금, 공갈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2월 3일 오후 8시쯤 “포커 카드 도박판을 열려고 한다. 현장을 미리 답사하자”며 나씨를 서울 강남의 한 카페로 유인한 뒤, 정씨 소개를 받아 대기시켜 놨던 양포파 조직원 강모(29·수감중)씨 등 4명과 함께 나씨를 폭행하고 청테이프와 쇠사슬로 온 몸을 묶었다. 조씨는 나씨를 협박해 원한 관계가 있는 사람을 속칭 ‘작업’(살인 또는 상해)하게 하고, 범서방파 조직원 출신 김모(39)씨와의 채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조씨는 나씨가 이를 거절하자 승용차에 태워 전북 정읍에 마련해 둔 감금 장소로 데려가려 했지만, 나씨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탈출하면서 5시간 45분간의 납치극은 종결됐다.

조씨는 나씨를 놓친 이후 5월까지 김씨에게 3차례 협박 편지를 보내 돈을 요구했다. “네 파멸에 내 남은 인생을 걸어보마. 주저하지 말고 12억을 해 주라” “손해로 인한 배상을 받지 않는 한 끝은 없으니 끝장은 네놈 여하에 달렸을 뿐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방법으로 너를 칠 것이니…더는 나를 시험하지 말라” 등의 내용이었다. 당시 조씨는 납치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던 중이었다. 그는 서울의 모텔을 전전하며 A4 용지에 자필로 편지를 쓴 뒤 등기우편으로 보냈다. 조씨는 마지막 편지 발송 2주일 뒤 체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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