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바이에른 주는 독일 부유층이 몰려사는 곳으로 대학입학 시험 합격률이 90%나 된다. 한국으로 치면 강남의 대치동쯤 될까. 그런데 이 곳에 있는 사립고등학교가 학생들 대부분이 대입시험에 낙방하는 바람에 문을 닫게 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바이에른주 슈바인푸르트시에 있는 사립고등학교인 EPFOS는 8월말부터 시작하는 2013/2014학년도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독일 일간지 디 벨트가 13일 보도했다.
이 학교 12학년 학생들 27명 중 25명이 우리나라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고등학교졸업시험인 아비투어 시험에 떨어졌다. 이 지역 신문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교육 참사’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관심 있게 보도했다.
2011년 개교한 문제의 이 학교는 특히 월 140유로(약 21만원)의 수업료를 받는다. 비싼 수업료까지 내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학부모들은 소송을 걸겠다는 입장이었고, 급기야 바이에른주 교육당국이 학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낙방한 학생들을 1년 유급시켜 다른 공립학교들로 분산해 내년에 다시 아비투어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치다.
그러나 이들 학생은 옮기는 새 학교에서 치른 전입 시험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보여 내년에도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문제의 사립고등학교는 바이에른주 교육 당국으로부터 이번 사태의 원인을 찾기 위한 감사를 받고 있다. 이 학교가 향후 정상화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