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최근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아들의 휴대전화 계약을 해지하려 했지만 “단말기를 팔든지 해서 약정된 기간 요금을 다 내지 않으면 해지는 곤란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동통신회사의 비정한 태도에 분노한 아버지는 이통사 직원과 주고받은 이메일 대화를 SNS에 올렸고, 이통사는 수시간 만에 백기를 들었다.
12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올해 14세인 벤 피체트는 지난달 다리 위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버지 피터(50)는 장례식을 치른 뒤 벤의 블랙베리 사용 계약을 해지하려고 프랑스 이통사 ‘오렌지’의 영국 사업부(현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고객서비스센터에 연락해 사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고객센터 직원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계약은 당신(피터) 이름으로 돼 있고 당신은 요금을 지불할 능력이 있으니 해지는 어렵습니다. 다만 한 가지 대안이 있다면 남은 계약기간 요금을 완납하는 것입니다. 아들의 단말기를 팔아서 요금 일부를 충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피터는 고객센터에 “가입 당시 아들이 어려서 오렌지 매장 직원이 내 명의로 가입할 것을 권유했었고, 투신한 아들이 지니고 있던 휴대전화는 아직 경찰로부터 돌려받지 못한데다 상태가 팔 수 있을 만큼 온전한지도 모르겠다”고 알렸다.
그는 고객센터 직원과 나눈 이메일 대화를 페이스북에 올렸고 수천명이 이 내용을 퍼 날랐다. 결국 오렌지 측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피터의 계약 해지 건을 처리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