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학력을 속이고 만난 여성에게서 수천만원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서모(31)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씨는 2011년 5월부터 2년 동안 자신이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성형외과 의사라며 또래 여성 A씨에게 접근해 생활비와 캠코더 등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서씨는 2007년부터 자신의 미니홈피에 의학 관련 영문 글을 올리고 의사들이 많은 미국 유학생 친목 사이트에도 가입해 활동했다. 2010년부터는 하버드 의대 마크가 부착된 의사 가운과 대학교수 보직이 적힌 가짜 명함까지 만들었다. 대학병원 로비에서 의사 가운 차림으로 사진을 찍어 미니홈피에 올린 적도 있다.
또 약간의 의학지식과 전문용어를 익힌 뒤 유학생 친목 사이트 회원 의사들과 함께 지방으로 의료 봉사활동을 다녀오기까지 했다. 이 사이트 회원 중 한명이 2011년 5월 서씨에게 A씨를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의 사기 행각은 A씨와 함께 미국으로 떠나기로 약속한 서씨가 출국 며칠 전 갑자기 잠적하면서 발각됐다. A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지방을 전전하던 서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여성들 연락처를 토대로 추가 피해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