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사우론? “마음속 ‘내셔널리즘’ 악마 통제해야 성공”

아베 총리는 사우론? “마음속 ‘내셔널리즘’ 악마 통제해야 성공”

기사승인 2013-09-17 14:36:01

[쿠키 지구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기 내부의 내셔널리즘이라는 악마를 통제하지 못하면 아베노믹스는 판타지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FT 아시아 지국장 데이비드 필링은 최근 칼럼에서 아베 총리를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 프로도에 비유하며 “그가 일본을 15년 동안 괴롭힌 ‘디플레이션’이란 드래곤을 죽이는 과업에 한걸음 다가갔지만, 과업을 완수하려면 많은 적들을 쓰러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링은 아베 총리가 지난해 12월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된 정세에 힘입어 선거에서 이긴 뒤 3분기 연속 경제 성장을 달성하고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까지 이뤄낸 것에 대해 “수많은 판타지 모험물의 주인공들처럼 굉장히 운이 좋다”고 평했다.

그러나 필링은 “현재 모든 상황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며 “후쿠시마에서 치명적인 독성물질(방사능 오염수)이 흘러나오고 있고, 경제 성장을 체감하지 못하는 서민들 사이에선 ‘아베노믹스가 잠깐 동안의 착시현상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일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베 총리 앞에 놓인 또 하나의 걸림돌은 그를 프로도나 간달프가 아닌 ‘악의 화신’ 사우론으로 여기는 바다 건너편 적들(한국과 중국)이다. 필링은 “아베 총리가 사명을 완수하려면 합리적인 구조 개혁과 함께 마음속의 내셔널리즘이란 악마를 억제해 ‘까칠한’ 이웃들과의 위기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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