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일본의 원조 오타쿠(게임·만화 등의 마니아)들도 극우단체의 혐한(嫌韓) 시위에 반대하고 나섰다.
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에서 정기적으로 혐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은 지난달 22일 일어난 한국인 남성의 야스쿠니 신사 방화 미수 사건을 규탄하는 집회를 오는 5일 도쿄 아키하바라(秋葉原)에서 열 예정이다. 아키하바라는 유명 전자상가가 밀집한 곳으로 게임·애니메이션 관련 매장이 많아 해당 취미를 가진 오타쿠들의 성지(聖地)로 불린다.
이에 오타쿠들은 트위터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모이는 아키하바라에서 증오 집회 따위를 여는 것은 국치(國恥) 행위다”,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고맙고 소중한 거리를 더럽히지 말라”며 혐한 시위 개최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타쿠들은 “오타쿠=넷우익(인터넷상의 극우세력)이란 인상이 조작되는 것도 참을 수 없다”며 극우세력과 동류(同類)로 취급되는 것에도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한 오타쿠는 SNS에서 “재특회 놈들은 애니메이션 오타쿠들을 자기네 편이라고 믿고 있다”며 “그들의 생각을 꺾어놓자”고 호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