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4일 발표한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남성은 30대, 여성은 유독 20대에 가장 과음하고 담배도 많이 피우며 스트레스에 심하게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에게 30대, 여성에게 20대는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다. 이들이 술 담배 스트레스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은 회식이 많고 상하관계가 분명한 한국 직장문화의 ‘신입사업 효과’라고 봐도 무방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만 1세 이상 약 1만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및 생활습관설문 등을 정리 분석해 매년 발표한다.
흡연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남성의 경우 30대(54.8%)로 성인 남성 현재흡연율(평생 5갑 이상 피웠고 현재 흡연 중인 사람 비율) 43.7%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여성 흡연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대(13.6%)로 여성 평균 흡연율(7.9%)을 크게 웃돌았다. 고위험음주율(남성 기준으로 1회 평균 소주 7잔 이상씩 주 2회 음주한 비율)도 30대 남성(25.4%)은 40대(27.8%)에 이어 2위, 20대 여성은 9.2%로 1위를 차지했다.
성·연령을 통틀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느끼는 집단은 20대 여성이었다.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혹은 많이 느끼는 비율(스트레스인지율)이 무려 45.5%였다. 남성은 30대가 29.8%로 가장 높았다.
오경원 건강영양조사과장은 “2005년 조사를 보면 20대 여성의 38%, 30대 남성의 40%가 직장생활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해 다른 연령대보다 직장생활의 압박감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사회생활 초기에 부닥치는 경직된 직장문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만 30세 이상 성인 남녀 3명 중 1명은 비만, 4명 가운데 1명은 고혈압, 10명 가운데 1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을 제외하고는 모두 증가 추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박요진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