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한국은행이 류현진 선수에 밀려 고전했다. 한 달에 한 번 한국은행에 설치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발표하는데 올 하반기 들어 발표 날짜가 류현진 선수의 선발등판 경기와 겹치면서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한은에 대한 미디어의 집중도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과 5월엔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접전이 벌어지면서 미디어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포털사이트에 노출된 한은 관련 기사는 4월 877건, 5월 1107건이었다.
하지만 6월 13일 기준금리 발표날에 류현진 선수가 선발등판하면서 기사 수는 581건으로 전달의 반으로 줄었다. 7월과 9월도 마찬가지였다. 9월엔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까지 가세해 금통위의 통화정책 발표일에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류현진은 시즌을 끝냈지만 11월에도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한국정부의 신용등급 전망을 같은 날 발표해 관심을 돌렸다.
기준금리는 금융기관 간 거래 기준이 되는 금리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금리가 올라가 시장에 풀린 돈이 회수되면서 물가 상승이 억제된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반대로 움직인다. 이런 메커니즘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한은의 정책 발표가 경제주체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 경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이 때문에 한은 발표의 언론노출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양대학교 방현철 박사와 하준경 교수는 ‘통화정책과 커뮤니케이션’이란 논문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로 단기금리에만 영향을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각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궁극적으로 경제주체들의 기대와 행동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