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에 대한 오해와 진실
[쿠키 건강]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잘못된 의학상식이 인터넷이나 구전을 통해 펴져 나가 사실인양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중의 하나가 안경에 대한 것이다. 실제로 ‘안경을 쓰면 시력이 더 나빠진다’, ‘한 번 쓰기 시작하면 계속 써야 한다’ 등 검증되지 않은 상식이 난무한다. 안경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안과 조원경 교수의 도움말로 파헤쳐 본다.
안경을 쓰면 눈이 점점 더 나빠진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시력이 나빠졌다면 그것은 안경을 썼기 때문이 아니라 굴절력이 변했기 때문이다. 굴절력은 나이에 따라, 근시나 원시의 종류에 따라 변한다. 대개 태어나서부터 학동기 전까지는 원시이고, 성장하면서 정시를 거쳐 근시를 가진 후 나이가 들면서 노안이 된다. 따라서 안경을 써서 눈이 나빠진다기보다, 연령 변화에 따른 굴절력 변화로 생각하는 것이 옳다.
시력은 유전될까. 부모가 안경을 끼면 대부분 자녀들이 안경을 쓰는 것을 보게 된다. 시력은 100% 유전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안구의 모양이나 해부 구조 역시 부모의 것과 유사하다고 볼 때, 부모가 안경을 쓴다면 자녀 역시 안경을 쓰게 될 확률은 높아지게 된다.
한 번 안경을 쓰면 계속 써야 할지 묻는 이들도 많다. 안과에서 조절마비검사를 통해 근시가 확인 되거나, 의미가 있는 난시인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안경을 써야한다. 난시는 성장하면서 줄어들거나 사라지지 않으며, 근시의 경우도 키의 성장과 함께 안구의 길이도 성장하면서 점점 증가한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가까운 안과를 찾아 굴절력에 대한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안경을 착용하면 눈이 왕눈이처럼 더 커 보이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움푹 들어가 눈이 더 작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내가 원시안경(돋보기 안경)을 착용했는지, 근시안경(오목렌즈 안경)을 착용했는지에 따라 달라 보이는 착시현상이다. 간혹 굴절력과 관련 있는 사시가 있기도 한데, 이런 경우는 안경을 착용해야 사시각이 줄어들어 눈이 제 위치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사시와 연관된 안경착용 말고는 눈 사이 간격이 멀어지거나 눈이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다.
아울러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면 눈이 더 나빠진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안경을 써야 하는 굴절이상일 경우 안경을 벗었을 때 잘 보이지 않아 눈은 스스로 초점을 맞추기 위해 조절을 하게 된다. 한창 성장기에 근시가 진행되고 있는 학동기 연령의 어린이는 안경을 벗었을 때 초점을 맞추기 위한 과도한 조절을 하여 안경을 착용했을 때도 조절을 풀지 못하고 마치 근시가 진행한 것처럼 느껴 시력이 떨어진 것처럼 느낄 수가 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도수, 즉 굴절이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은 안경을 지속적으로 쓰고 있는 것이 눈의 피로를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