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댁의 배우자는 안녕하십니까?’ 법무부 “유산 절반 배우자 우선 상속제 검토중”

‘댁의 배우자는 안녕하십니까?’ 법무부 “유산 절반 배우자 우선 상속제 검토중”

기사승인 2014-01-02 14:01:00
[쿠키 사회] 유산의 절반을 우선 배우자에게 상속하고, 나머지를 배우자와 자녀들이 나눠갖는 민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2006년 ‘한국에선 자녀들이 부양 의무가 많아 실정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폐지된 바 있는 개정안이 이번엔 통과될지 주목된다.

법무부 산하 ‘민법 상속편 개정특별분과위원회’는 2일 배우자가 죽으면 남긴 재산의 절반을 우선 남은 배우자에게 배분하고, 나머지 유산은 현행대로 배우자가 자녀보다 1.5배 더 받는 방향으로 민법 조항을 개정하는 안을 법무부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민법에선 배우자의 ‘법정 상속분’을 자녀보다 50% 더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3인 가구에서 남편이 사망하면 부인은 자녀 1명과 함께 각각 1.5:1로 유산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개정안대로라면 부인과 자녀 1명의 유산 배분은 4:1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2006년에도 배우자의 배분 몫을 키운 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지만, 자녀가 부모를 모시는 한국적 풍토에 기댄 여론 반발이 거세 통과되지 못했다. 법무부는 “이달 중 개정위가 최종 의견을 제출하면 검토를 거쳐 입법예고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과 스위스는 사망자 재산의 절반을 배우자가 먼저 받고, 나머지 반을 자녀들이 같은 비율로 상속하는 사례가 정착돼 있다. 스웨덴은 부부 어느 한쪽이 모두 사망할 때까지 자녀가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도록 생존한 배우자를 보호하는 법제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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