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행보를 놓고 ‘지방선거에 정말 뜻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배수의 진을 쳤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12일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모두 여권의 구상과 엇박자를 내고 있어 당황스럽다”면서 “유력 후보들인 만큼 끝까지 대화하고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그리고 여권 핵심부가 서울시장 후보 문제로 삐걱대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정 의원 측은 친박(친박근혜) 주류가 정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띄워놓고 정작 당내 경선에서는 김 전 총리 또는 다른 제3의 인물을 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불쏘시개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왔다. 정 의원 측은 청와대와 친박 주류가 중립을 지키는 공정한 경선을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권 주변에서는 정 의원이 1조8700억원에 달하는 현대중공업 주식의 백지신탁 문제 때문에 출마를 주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정 의원이 7선으로 서청원 의원과 함께 당내 최다선인데, 여권 일각에서 상의도 없이 서울시장 설을 계속 흘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여권 주류와 정 의원 간의 신뢰 관계가 복원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 측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당내 지분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서울시장 경선에 나오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추대 형식이 힘들면 최소한 경선 과정에서 돕겠다는 언질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아무 보장도 없이 경선에 뛰어들 수 없다는 불만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간에 낀 여권 주류는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측 모두 여권의 진정성을 의심하니 양측과 대화가 막힌 상태”라면서 “이들이 불출마로 기울었다고 보지 않고 있으며 출마 여부를 둘러싸고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를 마지막까지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끝내 고사할 경우 다른 후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오겠지만 결국 이들 중 한 명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아직은 더 높은 상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