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M은 이슬람 무장단체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우리 단체의 영웅 중 한명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관광버스를 폭발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국고를 약탈하고 국민 이익을 돌보지 않는 배신자 정권에 대한 경제 전쟁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ABM은 테러 사건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이 그들의 소행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공식 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BM은 “이 정권은 국토를 우리의 적인 시온주의자(이스라엘)에게 내주고 그 땅의 주인을 내쫓고 있다”며 “신의 도움으로 배신자 집단을 감시하고,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공격해 무슬림에 해를 입힌 손들을 마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2월 24일 발생한 나일 델타 다카리야주 주도 만수라의 경찰본부 청사 테러 사건과 지난해 9월 수도 카이로에서 벌어진 무함마드 이브라힘 내무장관 암살 시도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이집트 당국의 조사결과와 공식입장이 발표되지 않았다”면서 “일부 테러집단이 이번 테러를 자신들이 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 반드시 이번 테러가 그들이 한 일이라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테러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강력히 비난했다. 미 국무부는 17일 젠 사키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우리(미국 정부)는 무고한 관광객을 상대로 비겁한 공격 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해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어 “테러 사건으로 숨지거나 다친 한국인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희생자들과 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번 테러로 사망한 3명의 시신과 경미한 부상을 입거나 다치지 않은 성지순례객 15명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19일 오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상을 입은 관광객 14명은 현지 샤름 엘 셰이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부상자들은 전반적으로 크게 위중한 분은 없고 기본적인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원래 순례단 귀국일정이 목요일이었던 만큼 그 때까지는 아주 위중한 환자를 빼고는 모두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또 이집트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설정해야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집트는 우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주요 산업 중 하나가 관광”이라며 “이집트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설정한다면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외교적 문제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모규엽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