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등은 2012년 2월 사채업자 등에게 돈을 빌려 디지텍시스템스를 인수했다. 이들은 인수 자금을 메우기 위해 같은 해 디지텍시스템스와 계열사 T사의 자금을 다른 회사로 이체한 뒤 이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17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 등은 또 공범 유씨에게 별도의 회사 인수 자금을 마련해 주기 위해 허위 지출 서류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135억여원을 추가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 유씨는 횡령 금액 일부를 변제하기 위해 자신이 따로 인수한 회사 자금 30억원을 추가로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삼성전자의 매출채권을 위조해 이를 담보로 한국 시티은행에 미화 1720만 달러(한화 180억원 상당)를 대출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디지텍시스템스는 코스닥상장사로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을 제작·납품하는 1차 납품업체다. 이들은 회사 공장 등을 담보로 다른 은행에서 1000억원 가량의 대출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디지텍시스템스는 한국거래소에서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검찰은 회사 인수 과정과 운영과정을 면밀히 살펴 다른 범죄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