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이 최근 발표한 ‘아시아의 불평등 증가와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0년 동안 아시아지역 28개국 중에서 12개국의 지니계수가 악화됐다. 지니계수는 0에서 1 사이의 숫자로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0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수준이 낮다.
이 기간 지니계수가 나빠진 12개국 가운데 중국이 0.324에서 0.434로 연평균 1.6%씩 올라 소득 불균형 악화 속도가 가장 빨랐다. 연평균 지니계수 증가율은 중국에 이어 인도네시아(0.292→0.389)가 1.4%로 2위, 라오스(0.304→0.367)가 1.2%로 3위였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0.245에서 0.289로 연평균 0.9%씩 증가해 스리랑카(1.1%)에 이어 악화 폭이 5번째로 컸다.
지난해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공식 지니계수는 0.307,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바탕으로 산출한 지니계수는 0.353으로 2010년 이후 3년 새 우리나라의 소득 불균형은 더욱 심해졌다.
ADB는 기술 발전과 세계화, 시장 중심의 개혁이 아시아지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한편으로는 소득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창용 ADB 수석이코노미스트(현 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등은 “소득 불균형과 기회 불균등은 정치·경제적 수준의 향상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