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지난해 8월 경북 칠곡군에서 8세 여자아이가 계모와 친언니에게 맞아 숨졌다고 알려진 사건이 계모의 단독 범행이었고, 계모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숨진 여자아이의 친언니를 협박해 거짓 진술을 하도록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은 지난 2일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의붓딸인 A양(8)의 배를 수차례 때려 장 파열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계모 임모(35)씨에게 상해치사를 혐의를 적용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임씨의 아동학대를 방치한 혐의로 기소된 A양의 친아버지(36)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지난해 8월 14일 발생한 이 사건은 처음에는 계모와 친언니 B양(13)의 공동범행으로 결론이 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아버지와 떨어져 아동보호기관에서 심리치료를 받은 B양은 차츰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서 진술을 번복했다. 법정 비공개 증인신문 과정에서 당초 “자신이 동생을 때렸다”고 했던 B양은 “계모의 협박 때문에 거짓으로 진술을 했고 동생뿐만 아니라 자신도 수년간 학대를 당했다”고 말했다. 또 재판부에 “아줌마(계모)를 사형시켜 달라”는 탄원서까지 제출했다. 임씨 측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B양의 증언을 바탕으로 공동범행에서 계모의 단독범행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한편, 대구지법은 오는 11일 임씨와 A양의 친아버지에 대한 1심 판결을 할 예정이다. 같은 날 울산지법에서는 의붓딸을 폭행해 갈비뼈 16개를 부러뜨려 숨지게 한 계모 박모(41)씨에 대한 선고공판도 있다. 하지만 울산 사건의 경우 살인죄로 기소된 반면 칠곡 사건의 경우 상해치사죄로 기소돼 처벌이 가벼운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면서 1심 선고공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