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아타리 쇼크’를 불러온 게임 ‘E.T’가 뉴멕시코 사막에서 30년 만에 발견됐다. ‘수십톤의 E.T 카트리지가 사막 한 가운데 묻혀있다’는 괴담은 사실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뉴멕시코주 환경 보호부는 26일 사막 매립지에서 E.T 카트리지 팩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E.T는 1982년 게임 제작사 ‘아타리(Atari)’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E.T’를 게임화한 것이다.
당시 아타리는 거액을 들여 영화 ‘E.T’의 판권을 사들였지만 정작 게임을 개발할 돈이 부족했다. 크리스마스 대목에 맞추기 위해 주어진 개발 기간은 단 6주. 그렇게 세상에 나온 E.T는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졸작이었다. E.T 카트리지 팩은 무려 400만장이 생산됐지만 150만장 판매 되고 대부분 반품 처리 됐다.
E.T의 실패로 추락하기 시작한 아타리와 함께 게임 업계는 줄줄이 도산 사태를 맞았다. 일명 ‘아타리 쇼크’다. 1982년 30억 달러에 달했던 비디오 게임 시장은 1년 만에 1억 달러 규모로 축소 됐다.
그동안 E.T 재고품이 매립됐다는 소문은 많았지만 실제로 매립했다는 보고서나 목격자는 없었다. 특히 수백만 개의 카트리지 팩을 쉽게 묻을 수 없다는 이유로 ‘도시전설’처럼 취급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문은 게임 업계의 대표적인 미스터리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비디오 게임 역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뉴멕시코주 환경부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지난 3일 발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다수의 매립 추정지역을 선별한 결과 뉴멕시코 앨러모고도 인근 사막이 유력한 후보지로 떠올랐고 실제로 26일 E.T 카트리지 팩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발굴자들이 처음 땅을 파면서 발견한 것은 게임 콘솔인 아타리 2600의 조이스틱이었다. 그 다음 설명서가 들어 있는 E.T 카트리지 팩을 찾았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얼마나 더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지금으로선 그 많은 카트리지가 100% 묻혀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굴 작업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Xbox 360과 Xbox One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