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KBS 보도본부 부장단이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와 김시곤 전 보도국장 발언으로 촉발된 보도독립성 침해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KBS 보도본부 부장단 일동 명의로 낸 ‘최근 KBS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에서 “20년 이상을 뉴스현장에서 보낸 우리들은 우리의 보람이자 긍지여야 할 KBS가 날개도 없이 추락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최근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부장직에서 사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성명에는 18명의 실명이 적혔다.
이준희 뉴스제작1부장, 유석조 뉴스제작2부장, 곽우신 뉴스제작3부장, 김혜례 라디오뉴스부장, 이춘호 정치외교부장, 박찬욱 북한부장, 신춘범 경제부장, 조재익 사회1부장, 장한식 사회2부장, 이기문 문화부장, 강석훈 과학재난부장, 정인철 네트워크부장, 이재강 국제부장, 정창훈 경인방송센터장, 홍사훈 시사제작1부장, 김형덕 시사제작2부장, 황상무 ‘시사진단’ 앵커, 최재현 대외정책실장 등이다.
부장단은 “일련의 세월호 보도, 전임 보도국장의 부적절 발언 논란과 충격적 폭로 등이 지금 사태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뇌관이었을 뿐”이라며 “폭약은 이미 차곡차곡 쌓였고 터질 때를 기다려왔다. 일선 기자들과 동고동락하며 뉴스의 최전선을 지켜온 우리 부장들부터 먼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부장단은 이와 함께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부장단은 김 전 보도국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길 사장이 권력 눈치를 보며 보도본부 독립성을 침해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간 길 사장 행보에 비춰볼 때 그런 폭로를 충분히 사실로 받아들일만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보도본부 부장단의 총사퇴로 당장 이날 KBS의 저녁 뉴스부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장단이 이날 오후부터 업무에 불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도국에 남은 보직 간부는 사실상 김 전 보도국장의 뒤를 이은 백운기 보도국장이 유일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