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협회 제작거부는 이날 0시부터 라디오를 포함해 140여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 6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시작됐다.
일단 PD협회의 제작거부는 24시간 동안만 진행되기 때문에 방송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제작은 보도와 달리 외주가 많고 사전에 완성해 놓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당장 파행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PD협회가 이날 낮 12시 여의도 KBS신관에서 총회를 열고 제작거부 연장을 논의할 계획인 만큼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PD출신인 길 사장은 이번 사태의 배경 중 하나로 ‘기자 직종 이기주의’를 내세운 바 있다. 따라서 PD협회의 제작거부가 길 사장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길 사장과 같은 시기 현장에서 활동했던 20기(1993년 입사) 이상 TV PD들도 전날 사내게시판에 올린 성명에서 길 사장 퇴진을 촉구한 바 있다.
KBS 기자협회·PD협회·경영협회·기술인협회·촬영감독협회·전국기자협회·전국촬영기자협회 및 KBS 노동조합(1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는 이날 오전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길 사장 퇴진과 보도 통제 의혹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최근 물러난 임창건 전 보도본부장이 길 사장에게 결단하지 않으면 뉴스가 멈출 수도 있다고 말하자 길 사장이 그러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의 임 전 본부장과 KBS 관계자 발언록을 공개했다.
이들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당사자인 임 전 본부장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길 사장은 사내 담화에서 “뉴스가 멈춰도 감수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부인한 바 있다.
기자·PD 직군 중심으로 1200여명이 소속된 새노조는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이날 오후 7시 마감할 예정이다. 기술직군 중심으로 2500여명이 소속된 1노조 투표는 27일까지 이어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