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제주항에 제주국제여객터미널 신축사업(국비 413억원)이, 서귀포시 민군복합항에 서귀포 크루즈터미널 신축사업(국비 534억원)이 추진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 국제터미널에는 면세품 인도장만 설계돼 있고, 면세점 시설은 예정돼 있지 않다.
관광업계에서는 제주항 국내여객터미널과 성산항 여객터미널에도 있는 면세점이 국제터미널에 설치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백억원의 혈세를 들여 터미널을 짓고 정작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해 놓고도 지역 차원의 수익 창출 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시내 외국인 면세점의 배만 불리는 상황이 또다시 연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은 수년 내에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크루즈 관광객들은 7∼8시간 정도 제주에 체류하면서 대기업이 운영하는 시내 외국인 전용 면세점에서 상당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크루즈 관광객 급증에 비례해 관광 수익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충분히 예견되고 있는데도 별다른 대책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미 설계가 마무리됐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 와서 변경하기는 어렵다”며 “면세점의 경제성과 여러 사안을 고려해 추가시설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건축되는 국제여객터미널에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면세점 등 지역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대책들이 신속히 마련돼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관광 수익의 대기업 편중 현상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