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바릇잡이’ 둘러싸고 주민과 어촌계원 갈등

제주 바다 ‘바릇잡이’ 둘러싸고 주민과 어촌계원 갈등

기사승인 2014-06-17 15:04:55
제주 바닷가를 이용할 권리를 놓고 주민들과 어촌계원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제주도는 도내 바닷가의 경우 항만과 어항구역을 제외하면 모두 마을어장 면허구역이라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마을 주민이나 관광객들은 사실상 바릇잡이(바닷가에서 소라나 고동을 잡는 행위를 뜻하는 제주어)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도내 어촌계는 각종 해조류와 어패류의 불법 채취를 막기 위해 일반인들의 마을어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서귀포시 홈페이지에는 바닷가를 이용할 권리가 왜 없는지를 따지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서귀포 시민 강모씨는 “최근 바닷가를 찾았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멀리서 놀러온 조카들과 보목리 바닷가에서 ‘바릇잡이’를 하던 중에 어촌계원들에 의해 제지를 당했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양어장 폐수로 인해 잡을 것도 거의 없는 갯바위였지만 체험삼아 아이들과 바닷가 구경도 하고, 고메기도 잡을 요량으로 들어갔는데 어촌계원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호통을 치는 바람에 되돌아 나와야만 했다.

강씨는 최근 서귀포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언제부터 제주바다가 해녀들 것이 됐는지 참으로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반면 어촌계 측은 “주민들이 바릇잡이를 위해 돌을 들어내고 원상복구하지 않아 피해가 크다”며 “어장 관리상 주민들의 출입 통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민과 어촌계 측의 바닷가 이용 시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주민들은 바닷가 체험과 어촌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마을어장 운영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일부 어촌계는 주민들에게 마을어장을 개방하고 있다”며 “자율적인 마을어장 개방이 확산될 수 있도록 어촌계에게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주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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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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