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주항공 설립 당시 출자한 지분을 증자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분 자체를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제주도는 자치단체 재정의 건실화 등을 위해 지분율 10% 미만의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을 처분토록 한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지분 처리를 검토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이 법률안은 오는 9월 시행령이 마련된 후 내년 9월부터 적용된다.

제주항공은 내년에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제주항공의 상장 이전에 제주도의 지분 증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제주도의 제주항공 지분 증자 여부에 대해서는 찬·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반대 측은 제주도가 현재 보유한 제주항공 지분이 총 자본금 1100억원 중 50억원(4.5%)에 해당해 증자를 하더라도 지분율이 높지 않다며 항공요금 억제 등에 도움이 되지 않고, 혈세만 낭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지역 시민단체 등이 이러한 입장에 서있다. 이들은 제주항공이 지속적으로 증자할 경우 10% 이상 지분율을 확보하기 위해 제주도 역시 계속 증자할 수밖에 없어 예산 부담이 너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찬성 측은 제주항공이 그동안 다른 항공사의 항공요금 인상 억제에 기여하면서 도민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을 준 점을 감안해 증자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도지사는 후보 시절 당시 TV토론회에서 제주항공에 대한 증자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지분 증자 여부는 최대한 도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을 원칙으로 신중한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