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시신이 21일 발견되자 인터넷은 밤새 북새통을 이뤘다. 검찰과 경찰이 단일 사건 사상 최대 인력을 동원했지만 유씨 소재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시신이 발견돼 사인과 의문점을 두고 각종 음모론이 쏟아졌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유 회장 시신이 처음 발견된 것이 아니라 지난달 12일 발견된 시신 DNA 감정 결과가 갑자기 전해진 것을 두고 혼란스러워했다. 검경이 집중수색을 벌인 전남 순천 유씨 별장 인근에서 신원미상 시신이, 그것도 유류품에서 스쿠알렌까지 발견됐는데도 왜 이를 알리지 않았냐는 것이다. 유씨 머리카락과 뼈 등 증거물을 40일간 현장에 방치한 사실이 두고도 질타가 이어졌다.
검경에 대한 불신은 인터넷에 유씨 시신이 맞는지 게시물이 쇄도한 원인이 됐다. 구원파 측이 “시신이 발견된 시점이 6월 12일로 나오는데 유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신모씨가 체포된 게 5월 25일이다. 이 때까지는 유씨가 적어도 살아있었다는 것인데 2주 만에 시체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는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힌 것도 한몫 했다.
사인을 두고서도 음모론이 쏟아졌다. 음독, 영양실조 등 자살설과 측근이 살해했을 것이라는 타살설은 물론 ‘DNA 샘플이 바뀐 것 아니냐’ ‘아직도 밀항 시도 중’ ‘아들을 검거해야 의문이 풀릴 것’ ‘누가 살해해서 시신을 가지고 다니다 버린 것 아니냐’ 등 루머성 게시물이 SNS를 뒤덮었다. ‘한 편의 추리극이 따로 없다’ ‘수사가 엉망이니 국민들이 셜록 홈즈가 됐다’ 등 검경을 겨냥한 조롱도 빗발쳤다.
한편 전남 순천경찰서 우형호 서장은 2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시신에서 떼어낸 오른손 지문이 유씨 기록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유씨 시신은 국과수 서울 남부분원 도착해 정밀감식에 들어갔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