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30분 동안 모욕적 발언 퍼부은 박영선이 비대위원장? 전망 없다”

한상진 “30분 동안 모욕적 발언 퍼부은 박영선이 비대위원장? 전망 없다”

기사승인 2014-08-04 14:52:55

2012년 대선 직후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이었던 민주통합당 대선평가 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4일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서는 당의 미래가 어둡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박 원내대표는 7·30 재보선 패배에 직접 관련돼있다”며 “비대위의 주요 목표가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진정한 의미의 과거 청산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박 현재 원내대표와 같은 분이 비대위를 끌고 가선 전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대선평가위원회 작업을 진행했을 때 박 원내대표와의 일화를 공개했다.

한 교수는 “제가 대선평가위원장을 하면서 박 의원과 30분 동안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며 “그 때 그 분 말씀과 행동이 결코 우발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면 그러한 생각과 행동으로 비대위를 끌고 간다고 하는 것은 저에게는 참 상당히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박 의원으로부터) 굉장히 인격적인 모욕적인 발언을 많이 들었다”며 “박 의원이 (대선 패배) 책임의 문제에 대해서 아주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 책임질 것이 없다, 최선을 다 했다, 그런 말씀과 함께 저에게 ‘무슨 정복군처럼 행동하느냐’라고 하는 공격을 30분 동안 퍼부어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교수는 “박 의원이 말씀하신 내용과 행동이 저한테 너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제가 그 대화를 끝난 다음에 너무 막 가슴이 아프고 힘들어서 그 대화내용을 전부 다 기록을 해놓았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비대위의 역할과 관련해선 “말 뿐인 혁신일 때는 사람들은 결코 믿지 않는다”며 “국민에게 믿음과 감동을 주는 철저한 자기반성을 하는 것이 혁신의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재보선 참패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안철수 의원에 대해선 “안 의원의 미래가 대단히 어려워졌다. 이 모든 문제는 안 의원의 정치적인 함량 부족, 능력 부족, 우유부단함 같은 것들이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안 의원이) 새롭게 출발하려면 기성 정치인과 구별되는 자신의 모습을 분명히 보여야 되고 과거 청산의 모범을 보일 수 있다면 길이 다시 열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지도부 선출 전까지 5개월 이상 당 재건과 혁신의 주춧돌을 놓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본격 착수한다.

이날 의총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단위별 비상회의에서 모은 비대위 관련 의견들을 보고한 뒤 최종 여론수렴을 거쳐 대략적인 비대위 구성방안을 확정하는 자리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비가 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길을 오른다. 지인이 보내준 시구”라고 적어 비대위원장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조현우 기자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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