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에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운영하는 트위터가 ‘무개념’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4일 새정치연합 을(乙)지로위원회 트위터에는 “여러분과 소통하며 을지로위원회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타임라인에 소환 되었습니다”라며 자신의 애칭을 공모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어 “예쁨 받고 싶은 신입에게 힘을 주세요”라고 계정 운영자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렸다.
을지로위원회 트위터에는 “오늘 아침에 회의를 하다가 위원장님께 예쁘다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저 또한 신입이기에 공부하고 있는 중” “당내 영감님들은 왜 을지로만 위원회 만드냐고. 종로위원회도 만들라고” 등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애를 쓴 글도 올랐다. 이모티콘은 물론 ‘~여’체까지 동원했다.
문제는 이날이 재보선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대신해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출된 날이라는 점이다. 박 비대위원장이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엄중한 책임을 피하지 않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수락연설을 하는 시간에 을지로위원회 트위터는 ‘칼퇴근’ 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5일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한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비대위 명칭을 ‘국민공감혁신위원회(가칭)’로 명명하는 등 위기위식을 드러냈지만 을지로위원회 트위터는 “미녀 출근” “저는 미녀입니다. 사진을 요구하시는데 저는 사진보다는 실물이 낫다” 등 가벼운 글이 올라왔다.
물론 이날 한 매체의 보도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알리고 홍보하는 등 을지로위원회 활동 관련 글도 많았지만 세월호 실종자들이 아직 남아있고 재보선 참패까지 당한 상황에서 너무 안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엔 ‘무개념’ ‘을 말고 정신부터 챙겨라’ ‘재보선 진 것 맞아?’ ‘이정현에게 안방 내 준 충격이 없나’ ‘트위터는 혁신 안하나’ ‘되게 즐거운 모양’ ‘스팸 신고’ 등 비아냥이 이어졌다. ‘친근해서 좋다’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열심히 운영해 주길’ 등 호평은 적은 편이다.
을지로위원회는 을을 지키는 위원회라는 뜻으로 지난해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욕설로 불거진 ‘갑을 논란’ 때 출범했다. 우원식 의원을 위원장으로 해서 현역 의원 3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