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헬스데이 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존스 홉킨스대 보건대학원 샤이엄 비스월 환경과학 교수는 전자담배 연기가 폐의 면역력을 약화시켜 독감과 폐렴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쥐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단의 쥐를 2주 동안 매일 두 차례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들이마시는 양에 상응하는 전자담배 연기에 노출시킨 뒤 독감 바이러스 또는 폐렴, 부비동염(축농증) 등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인 폐렴 연쇄상구균을 주입했다. 비교를 위해 대조군으로 설정된 또 다른 쥐들에는 보통 공기에 노출된 상태에서 같은 독감 바이러스 또는 폐렴균을 주입했다.
그 결과 전자담배에 노출된 쥐들은 대조군 쥐들에 비해 폐에 들어온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능력이 훨씬 약했고 일부 쥐들은 죽었다. 이는 면역반응이 전자담배 연기에 의해 손상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스월 박사는 지적했다. 이 쥐실험 결과가 꼭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전자담배 사용자가 폐 감염에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따라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으로 폐 기능이 취약한 사람이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는 안전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전자담배로 전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또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던 사람이 새로이 전자담배에 손을 대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전자담배엔 일반 담배보다 적은 양의 니코틴이 들어 있다고 하지만 담배를 피울 때 실제로 흡입하는 니코틴의 양은 비슷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중과학도서관(PLoS One)’ 4일자에 실렸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