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봉초담배로 본 ‘찌질’한 정치권의 담뱃값 꼼수

[봉기자의 호시탐탐] 봉초담배로 본 ‘찌질’한 정치권의 담뱃값 꼼수

기사승인 2015-02-20 13:29:55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설 연휴 급부상하고 있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봉초담배’입니다. 봉초담배란 직접 말아 피우는 각련 담배로, 지금과 같은 궐련 형태의 담배가 대중화되면서 1988년 이후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성 담배가 대중화되기 전, 시골에서는 이 봉초담배가 흔하디흔했죠.

봉초담배를 만들기 위해선 담배 잎을 햇볕과 응달에 바짝 말려야 합니다. 잘 마른 담배 잎은 최대한 잘게 으깬 다음 신문지에 길쭉하게 맙니다. 그런 후 풀 대신 침을 발라 마감(봉기자 경험 있음)을 해주면 그 흔하디흔하고 독한 봉초담배가 되는 것인데요. 현재 유럽이나 서양의 경우 비싼 담뱃값 때문에 담뱃재와 필터, 담배종이, 끝으로 담배를 마는 기계 등을 각각 팔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봉초담배가 많이 애연가들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런 대란이 올 줄을 미뤄 짐작하지 않고 담뱃세를 인상한 것 때문인데요. 정부는 최근 담뱃세를 2000원 인상했습니다. 그러니까 2500원이었던 담뱃값이 순식간에 4500원이 됐지요. 오른 담뱃값 때문에 서민들은 담배 사재기와 담배업체들의 가격 장난질까지 우스꽝스럽지만 진풍경이 펼쳐졌지요.

특히 설 연휴기간 봉초담배가 이슈입니다. 정치권에서 저가담배를 내놓겠다며 민심달래기에 나선 것인데요. 이 때문에 시민들은 더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담뱃값을 올릴 때는 언제고, 다시 저가담배를 내놓느냐며 비난 일색입니다.

정치권에서 설 연휴기간 민심을 다잡아 보기 위해 쓴 저가담배 꼼수가 애연가들과 시민들의 빈정을 상하게 한 것입니다.

급기야 연휴 기간 봉초담배(직접 말아 피우는 담배) 등 저가담배검토에 대해 KT&G가 ""정치권의 제의를 받은 적도 저가담배 생산을 구체적으로 고려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요.

봉초 담배 가격은 100개비를 기준 1만원 정도로 일반 담배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미끼삼아 가격정책 때문에 화난 민심을 정치권에서 달랠 계산을 한 것입니다.

한 네티즌은 이런 정부와 정치권의 담배가격 정책과 관련해 “이런 ‘찌질’한 정책이 어딨냐”며 “더 이상 속지 않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정부의 담뱃값 정책이 추잡함을 넘어 이젠 ‘찌질’하다는 대중들의 평가 일색입니다. 박근혜정부와 정치권이 설 연휴기간 반성해야할 대목입니다.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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