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희망 메시지] 노재홍 메리케이 코리아 대표
[쿠키뉴스=박주호 기자] “20대에 완성된 꿈이나 비전 같은 것이 있기 어렵죠. 불확실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청춘인 거예요.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걸어 나가다보면 하고픈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청춘은 희망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다보면 내면에 있는 꽃봉오리가 만개할 날이 꼭 올 겁니다.”
코스메틱 브랜드 메리케이코리아 노재홍 대표(사진)는 최근 취업문제 등으로 고민하고 있는 젊은 친구들을 만날 때면 ‘도전’과 ‘기회’, ‘희망’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한다고 말한다. 주요 골자는 청춘은 그만큼 희망이 있기에 세상을 향해 부단히 도전하다보면 반드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재홍 대표를 만나 ‘청춘희망 메시지’를 들었다.
△젊은 나이(43세)에 글로벌기업의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20대 시절의 목표는 무엇이었나.
-20대 때의 목표는 무척 단순했다. ‘안전하게 취업하고 싶다’는 작고 소박한 바람만 있었으니 아마 요즘 청년들과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에도 그 목표를 이룬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한참 동안 취업이 안 돼서 방황하고 있는데 생일날 친구가 엘빈토플러의 ‘권력이동’이란 책을 선물해줬다. 그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전공(정치외교학)과는 전혀 다른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고, 결국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전혀 다른 분야 같은데, 그럼 어떤 경로로 여기까지 온 건가.
-취업 후 IT분야에서 10년 동안 큰 어려움 없이 근무해 왔다. 그러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해 보자는 욕심에 다른 회사에 입사지원을 하게 됐고, 때마침 메리케이코리아에서 대표이사를 제안해 부족하나마 막중한 업무를 맡게 됐다. 개인적으로 또 다른 도전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불경기로 많은 기업들이 힘들어 함에도 메리케이 코리아는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 원동력은.
-회사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은 다양하지만, 우리는 회사의 문화적, 정신적 토대가 되는 ‘여성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가치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21세기 변화의 바람은 무척 빠르게 불고 있다. 또 수많은 이들이 다양한 트렌드를 논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은 물론 기업조차도 그 소용돌이에 휩쓸리기만 하다 보면 중심과 본질을 잃기 쉽다. 물론 변화에 대해 정확하게 통찰하고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고유한 가치와 비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체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따를 수 있는 조직문화로 내면화시켜 나가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구성원들이 회사의 가치와 비전을 내면화하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나.
-구성원들이 회사와 자신의 업무에 자긍심을 가지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단순히 평가 시스템을 세련되게 만들거나 평가에 기초해 경제적 보상을 차등한다고 해서 실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양한 노력들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그 첫 단추로 직원들이 얼마나 업무 몰입도를 유지하고 있는지, 어떤 고충이 있는지를 매년 조사하고 그 개선방안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성과가 좋은 구성원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멘토링 시스템, 미니 MBA 등 다양한 사내외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성의 삶을 풍요롭게’라는 우리의 가치에 부합하는 육아휴직제도, 근무시간 유연화제도 등 여성 직장인의 업무편의 지원과 복지제도를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역 아동들을 위한 핑크 드림 도서관 건립 사업도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더 높일 수 있는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도 유익한 일이라고 본다.
△요즘 취업문제로 많은 청년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어떤 측면을 눈 여겨 보나.
-요즘 어려워하는 청년들을 통해 과거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따라서 최종 면접에 참여할 때는 더 객관적이고 신중하려고 노력한다. 채용을 결정해야 하는 최종 위치에서는 두 가지 측면에 특히 주의를 기울인다. 하나는 지원자의 말과 행동에서 따뜻한 인성이 전달되는가 하는 점이다. 조직은 개인이 아니라 팀 단위로 움직이고 장기간 같이 해야 할 인간관계이기 때문에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재인가 하는 점은 과소평가할 수 없는 중요한 기준이다. 또 다른 하나는 지원자가 희망 직무에 관해 언급할 때 얼마나 열정과 자신감을 담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핀다. 일이란 간절히 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 그 간절함은 일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비전, 일을 잘하기 위해 투입한 그간의 노력, 발언할 때의 열정을 통해 드러나게 마련이다.
△불확실한 여건에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사회 선배로서 조언한다면.
-수많은 이들이 꿈과 성공에 관해 논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도 그랬지만 20대 때에 완성된 꿈이나 비전 같은 것이 있을 리 없다. 불확실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청춘인 것이다. 그리고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걸어 나가는 가운데 하고픈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할 수 있다. 때문에 청춘은 희망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요한 보스코라는 위인은 청년들을 향해 ‘너는 늦게 피는 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어떤 청년들은 아직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며 좌절하지만, 나는 오히려 청년들에게 아무리 불편한 환경에 처해 있을지라도 자기 내면에 꽃봉오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challenge and opportunity.” 새로운 기회는 도전으로부터 주어진다. 하지만 자신에 대해 신념 없는 사람은 도전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피어난 꽃을 보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거라 확신한다.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