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사건에 대해 “미국대사에 대한 신체적 공격일 뿐 아니라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으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은 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사건 보고를 받고 “피습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철저한 수사와 경계태세 강화 등 필요한 제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리퍼트 대사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리퍼트 대사는 오전 7시40분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1층 세종홀에서 피습돼 강북삼성병원 응급실 후송 치료 중이다. 리퍼트 대사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에 연사로 참석해 메인테이블에 앉아 강의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강연회는 오전 7~9시 ‘한반도 평화와 통일, 그리고 한미관계 발전방향’ 주제로 진행 예정이었다.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린채 순찰차를 타고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를 검거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용의자는 민화협 회원이기도 한 김기종(55)씨다. 그는 길이 25㎝짜리 과도로 리퍼트 대사를 공격했다. 김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오늘 테러했다.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다. 유인물을 만들었다. 훈련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순찰차에 태워지기 직전 “전쟁 반대”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씨는 2010년 7월 7일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일본대사를 피습한 적도 있다. 김씨는 당시 프레스센터에서 시게이에 대사가 ‘한일 신시대, 공동 번영을 지향하며’라는 주제로 강연할 때 연단에 올라가 콘크리트 덩어리를 던졌다. 시게이에 대사는 피하고 통역 맡았던 일본대사관 여직원이 손에 맞아 부상을 입었었다. 이 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