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55)씨가 5일 미국 대사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법률사무소 우산의 황상현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김씨가 ‘미국에 경종을 울리려 한 것이지 대사 개인에게는 감정은 없으며, 상처가 그렇게 깊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황 변호사는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25㎝ 과도와 별도로 함께 소지하고 있던 커터칼은 범행과는 관계없다며 “그가 항상 들고 다니는 것으로 전단을 자르는 용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김씨의 범행이 단독범행이며, 그가 이번 범행을 일종의 ‘상징적 테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변호사는 경찰 조사가 배후세력 여부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황 변호사는 김씨가 입장할 때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고 밝히고 “다만 명패가 없어 주최 측 상근 여직원한테 왜 없느냐고 물었고 그 여직원이 (명패를) 손으로 써서 달아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범행 계획 시기에 대해선 “지난달 17∼18일께 초청장을 받고부터 미국 대사에게 따져야겠고 생각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과도를 가져가겠다고 결정한 것은 오늘 아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죽일 의도는 없었다”면서 “과도를 가져간 것은 찌르려고 한 게 아니라 위협을 하려고, 겁을 주려고 한 것인데 분위기가 자신의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결정적 범행 동기에 대해선 “민족문화운동을 하면서 남북 교류를 추진해왔는데 과거에 우리마당이 당한 테러도 그것 때문에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냥 그으려고, 보여주려고 한 것으로 젊은 사람인 주한대사가 와서 뭘 알겠느냐는 마음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의 정신병력이나 음주상태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그것과는 상관없다”고 답했다.
황 변호사는 김씨가 지난 2010년 일본 대사에게 시멘트 덩이 2개를 던져 구속기소 됐을 때에도 박찬종 변호사와 함께 변호한 바 있다.
이번에도 김씨 변호를 맡게 된 경위에 대해 “지금 다른 변호사님들이 꺼리는 면이 있는 것 같은데 우리는 대학 선후배사이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경찰서에서 부르고 해서 나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