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참치요? 수은 논란으로 임산부가 먹었다간 태아나 모유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던데요.” “별거 아니야, 예전에 없어서 못 먹었어. 아 그래서 어쩌자는 거야? 먹자고 말자고?” “먹거리가 넘쳐나니 이젠 별 걸 다 신경 쓰는구먼~.”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벌어진 수은 논란 참치캔(사진)에 대한 갑론을박입니다. 안전하니 먹어도 된다 혹은 수은 중독 우려가 있어서 임산부의 경우 먹으면 큰일 날 것처럼 의견이 분분한데요. 결론은 일주일에 400g 정도만 섭취한다면 안전하다고 합니다.
수은 참치캔 논란은 지난해 美소비자잡지 컨슈머 리포트가 임신부는 모든 참치의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당시 해외 언론의 내용을 국내 언론사들이 보도하면서 국내서도 수은 참치캔 논란이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컨슈머 리포트의 보도는 연구조사기관인 FDA와 성격 자체가 달라 전문성과 신뢰성에서 가치가 상당히 떨어지는 내용이었습니다. 국내 언론이 이 내용을 받아썼고, 근거 없는 주장은 마치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면서 정작 사실이 묻히게 돼 소비자들만 혼란을 겪는 일이 발생했지요.
혼란이 일자 미국과 한국의 보건당국까지 나서 참치캔 건강권고안을 마련해 배포하기도 했는데요.
먼저 미국 FDA는 ‘임신부와 수유여성, 어린이는 영양섭취를 위해 참치캔 등 수은이 낮은 일반어류를 주당 8~12온스(230g~340g) 정도를 먹는 것이 좋다’는 건강권고안을 냈지요.
한국 식약처도 이를 근거로 2011년 10월과 2014년 8월 참치에 대한 수은 논란에 ‘임산부나 가임여성, 수유모는 상어, 황새치, 참치 등 심해성어류를 1주일에 100g 이하로 현명하게 섭취하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얼마 전 우유 3잔 먹으면 심장병의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기억하시는지요? 해외 연구결과였는데, 국내 언론들이 대서특필 했지요. 하루에 1잔도 안 먹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우유는 앉은 자리에서 못 먹을 완전식품으로 누명을 썼지요. 참치도 이와 똑같은 경우입니다.
참치캔은 보통 한 캔당 고형량이 80%정도 입니다. 쉽게 말해 100g 짜리
참치캔에는 참치 살코기가 80g 들어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식약처 권장량인 1주일 참치캔 400g은 100g짜리 5캔, 150g 짜리는 3.5캔 정도에 해당합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평균 참치캔 소비량은 150g 참치캔 기준 6.5캔으로, 780g의 참치캔 속 살코기를 먹고 있습니다. 고등어나 꽁치, 갈치 등 다른 생선의 섭취량까지 포함해서 함께 판단해야 할 부분이지만, 참치캔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권장섭취량의 약 6% 밖에 못 미치는 양을 먹고 있는 겁니다. 참치캔이 안전성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거 자체가 억울한 면이 있다는 거죠.
참 한심한 노릇입니다. 수은 논란 참치캔이 불거지기 전에 그간 소비자들은 농심 라면의 벤조피렌 사건이나 삼양라면의 ‘우지 파동’을 겪었습니다. 이 식품 사고가 문제가 있었나요? 결국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전파를 타 논란만 부추긴 사례로 남았습니다. 덕분에 소비자만 혼란스러웠지요.
학습은 괜히 하는 게 아닙니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하는 겁니다.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