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서울시가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중앙일보는 급행열차에 승객이 몰리면서 안전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검토하는 고육지책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승객들이 급행열차에 몰려 혼잡도가 증가하고 시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 열차가 증차되는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급행을 폐지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검토하는 급행열차 폐지 시간대는 오전 7~9시 출근 시간대로 전해졌다.
9호선은 1~8호선과 달리 김포공항·당산·여의도·노량진·고속터미널 등 인구 밀집지역에만 정차하는 급행열차를 운행해 왔다.
9호선은 2단계 구간(종합운동장~신논현) 개통 전부터 ‘지옥철’로 악명이 높았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는 혼잡도가 최고 237%에 달했다. 지옥철이 된 이유는 수요 예측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예측한 2014년 하루 이용객은 24만명인데 실제 이용객은 14만명이나 많은 38만명에 달했다. 엉터리 수요에 맞춰 전동차를 발주하다보니 다른 노선에서는 1편당 6∼10량의 객차가 운행되는데 반해 9호선은 4량만 편성돼 혼잡도가 크게 높아졌다.
서울시와 기획재정부의 기싸움으로 증차 시기를 놓친 것도 문제였다. 서울시가 2012년 증차를 위해 기재부에 국비 지원을 요구했으나 기재부는 “운행 중 증차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서울시도 돈이 없다며 자체 증차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서울시와 기재부가 손을 잡고 이달 초 객차 70량을 발주했지만 내년 9월에야 20량이 먼저 투입될 예정이다. 내년 9월까지는 지옥철로 계속 방치되는 셈이다.
9호선 급행열차 폐지 검토 소식에 트위터 등 SNS엔 비난이 폭주했다. ‘단점을 지적하니 장점을 없앤다’ ‘무슨 잘못만 나오면 아예 없애는 것이 특기’ 등 정부와 서울시를 비판하는 직장인들의 의견이 쇄도했다. 이명박 정부와 박원순 시장에 대한 비아냥도 계속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