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송병기 기자]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4월 22일부터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마도4호선이 조선 시대 ‘조운선(漕運船)’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조운선은 국가에 수납(收納)하는 조세미(租稅米)를 지방의 창고에서 경창(京倉)으로 운반하는 데 사용하였던 선박이다.
중간 조사 결과 마도4호선에서는 ‘광흥창’이 적힌 목간, ‘내섬’이 적힌 분청사기 등 총 300여 점의 유물이 출수됐다.
마도4호선은 마도 북동쪽 해역 수심 9~15m에 파묻혀, 선수가 남동쪽을 향해 있고, 우현 쪽으로 50° 기울어져 있다. 잔존 규모는 길이 13m, 폭 5m, 선심 약 2m이고, 밑판 3열, 좌현 외판 4단, 우현 외판 11단, 선수·선미재도 일부 남아 있는 평저선(平底船)이다. 조선 시대 선박 구조를 그려놓은 ‘각선도본(各船圖本)’에서 보여주는 조운선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데, 선수 판재가 조운선은 가로로, 군선은 세로로 그려져 있다.
과거 확인된 고려 시대 선박은 선수 판재가 세로로 설치됐지만, 마도4호선의 경우 선수 판재가 가로로 설치되었다. 또한, 좌우 외판재를 연결하는 가룡목(加龍木)이 약 2m 간격으로 6곳에 설치됐다. 이는 고려 시대 선박들에서 비교적 얇은 원통목을 사용했지만, 마도4호선에서는 두껍고 강한 횡강력재를 사용해 선체의 견고함을 높이고 더욱 세련된 가공 기술을 선보여 한층 진일보한 조선 시대 선박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선박 내부에서 목간 60여 점도 함께 나왔다. 목간 대부분에는 발신처인 나주와 수신처인 광흥창을 뜻하는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 적혀있다. 이는 전라남도 나주 영산창(榮山倉)에서 거둬들인 세곡 또는 공납품을 관리의 녹봉을 관리하던 조선 시대 국가 기관인 광흥창으로 옮기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발견된 분청사기 대접과 접시는 140여 점으로 그 중 3점에 ‘내섬(內贍)’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는 조선 시대 궁궐에 물품을 관리하던 내섬시(內贍寺)를 의미하는데 ‘내섬’을 분청사기에 새기기 시작한 때는 관청의 명칭을 표기하도록 하는 1417년(태종 17)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기에 집단국화문과 승렴문(繩簾文, 새끼줄문양)이 새겨진 점, 중앙에 문양을 성글게 새긴 제작 기법 등을 살펴보면 15세기 초반 제작 양식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마도4호선은 1410~1420년대(태종~세종)에 물품을 싣고 항해하다가 마도 해역에서 침몰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청사기는 10점 혹은 20점 단위로 포갠 후 60점의 분청사기들을 성글게 엮어 만든 망태기에 담아 포장하였다. 자기를 기형별로 포갠 후 4개의 나무 막대를 길게 덧대 새끼줄로 묶었던 고려 시대 포장 방법과는 다른 방식이 처음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마도4호선 발굴조사의 중간점검을 통해서 최초의 조선 시대 조운선 구조를 확인했으며, 함께 출수된 목간과 분청사기 등의 유물들은 조선 시대 초기 공납제도의 모습과 당시 공물의 운송방식인 ‘조운(漕運)’에 대해 최초 확인된 실증 자료로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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