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농민 백모(69·전남 보성·서울대병원 입원 중)씨를 다른 시민들이 옮기는 과정에서도 물대포를 계속 맞았다는 증언이 16일 나왔다.

경찰이 쓰러진 사람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지점으로 물대포를 따라가면서 ‘조준사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집회에서 백씨를 직접 구조했다는 A씨는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백씨를 물대포로부터 막고만 있었고) 옮기려고 못했는데 다른 분이 한 분이 오셔서 어깨를 잡고 옮기려고 했다”며 “그래서 저는 허리를 잡고 아마 몇 발자국 옮겼을 것이다. 물대포 때문에 더 이상 눈을 뜰 수가 없고 몸 자체도 가누기가 힘들어서 살짝 옆으로 빠졌는데도 저한테도 쏘고 그랬다”고 밝혔다.

A씨는 “(백씨를) 옮기고 있는 과정에서도 사람들 등 뒤로 계속 물대포를 쐈다”며 “나중에 보니까 그 뒤로도 계속 끝까지 쏘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백씨가 쓰러진 후에도) 계속 쐈다. 계속 쏠 것 같아서 처음엔 그 분을 옮기는 게 아니라 물대포를 막기 위해서 올라가서 등진 것”이라며 “무릎 한 쪽을 꿇고 막아보려고 했는데, 두 손을 땅에 짚을 수 밖에 없었다. 오늘 아침까지 목과 등이 좀 뻐근하다”고 물대포의 위력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물대포와 백씨 사이의 거리는 약 20m였다.

그는 “그때 물대포를 맞아보니까, 나이 드신 분들이 서서 맞았다고 하면 굉장히 위협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백씨는 집회가 열린 지난 14일 오후 종로구 종로1가에서 경찰과 대치 도중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고 코피를 흘리며 쓰러졌으며, 오후 7시30분쯤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백씨의 상태 확인 후 “뇌출혈 증세가 있어 위중한 상태”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이날 밤 약 3시간 동안 뇌수술을 받았으며, 16일 현재도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관련 법령에 따르면 살수차는 직사하더라도 가슴 이하 부위로 해야 함에도 백씨는 머리 부분을 즉각 가격당했고 넘어진 상태에서도 20초 이상 물포를 맞았다”며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의도”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백씨가 집회에 참석한 것까지는 확인되는데 쓰러진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며 “경위를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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