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4강 일정이 ‘한국-일본’ ‘미국-멕시코’로 정해졌다. 그런데 뒷맛이 영 깔끔하지가 못하다. 결승전 때 형평성을 위해 준결승 2경기가 같은 날 열리는 게 상식적이지만, 한국과 일본이 19일에, 미국과 멕시코가 20일에 맞붙는다.
일본이 ‘일본이 진출하는 경우’라는 ‘이상한’ 조건을 붙여 일본이 하는 준결승은 하루 먼저 열기로 한 것이다. 자신들이 결승전에 진출하면 상대팀보다 하루를 더 쉬게 된다. 우승을 위한 ‘주최국’ 일본의 ‘꼼수’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사실 야구 국가대항전에는 주최국이 벌인 ‘꼼수의 역사’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은 우승하지 못했다.’
장본인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주최국인 미국. 미국은 첫 WBC에서 우승을 하고 싶은 열망을 조편성에 담았다.
예선리그에선 출전한 16개팀을 4개조로 나눴다. 여기까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미국은 2라운드에서 예선리그 각 조 1,2위를 또 같은 조에 편성시키는 방식을 정했다. 월드컵 등 각종 스포츠 국제대회에서 볼 수 있듯이, 예선에서 같은 조였던 1,2위 팀은 다음 라운드에선 만나지 않도록 하는 게 상식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미국은 준결승도 같은 조 1,2위가 붙도록 했다.
이유는 금방 드러났다. 이렇게 하다보면 미국은 결승에 올라갈 때까지 쿠바, 도미니카공화국고 만나지 않게 됐다. 주최국의 지위를 이용, ‘중남미 강호’를 의도적이 피하는 ‘꼼수 편성’을 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2라운드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만만하게 봤던’ 팀들에게 일격을 당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출전하고도 한국에 3대7로, 멕시코에 1대2로 진 것이다.
한국은 ‘숙적’ 일본 전까지 이겨버리며 3전 전승으로 1조 1위가 됐고, 일본·멕시코·미국이 모두 1승2패로 동률이 됐다. 당시 규정은 승패가 동률ㅇ일 경우 ‘이닝당 실점’으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돼서 일본이 수혜국이 됐다. 미국과 일본이 똑같이 5실점을 했는데 일본은 17⅔이닝이었고, 미국은 17이닝. 이닝당 실점에서 더 적은 일본이 준결승에 올라간 것이다.
사실 한국도 ‘피해국’이었다. 미국이 짜놓은 황당한 조편성 때문에 한국과 일본은 한 대회에서 준결승까지 3차례나 만났다. 1,2라운드에서 모두 일본을 이긴 한국은 준결승에서 지고 말았다. 일본은 결승에서 쿠바까지 꺾고 WBC 초대 챔피언이 됐다.
이처럼 9년 전 주최국 꼼수의 덕을 본 일본이 이번엔 스스로 그 행각을 되풀이했다. 역사는 반복될 수 있을까. 그 여부는 한국에게 달렸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쿠키영상] 테러 현장서 '이매진' 연주하며 파리를 위로하는 피아니스트
[쿠키영상] '겨우' 6살 소녀의 환상적인 브레이크 댄스
[쿠키영상] “아무나 져라!” 표범들 싸움 즐기는 하이에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