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전두환이는 대통령도 아니데이” YS 빈소 찾아 고개 숙인 전두환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두환이는 대통령도 아니데이” YS 빈소 찾아 고개 숙인 전두환

기사승인 2015-11-26 11:03:55
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고 김영삼 전 대통령에 따르면 대통령도 아닌 사람이 조문을 왔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이야기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25일 오후 김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경호관 2명을 대동한 전 전 대통령은 건강해 보였습니다. 그는 방명록에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전 전 대통령은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팔을 만지며 “고생 많이 하셨다. 애 많이 썼다. 연세가 많고 하면 다 가게 돼 있으니까”라고 위로했습니다. 이어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시냐”며 “나하고 4년 차이 났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1927년, 전 전 대통령은 1931년생입니다. 전 전 대통령은 “건강하게 살다 건강하게 떠나는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다”며 “임의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 자다가 싹 가버리면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가족을 위해서도 그렇고 그 이상 좋은 일이 없지”라고도 했습니다.

현철씨가 “건강이 좀 안 좋으시다 들었는데 괜찮으시냐”고 묻자, 전 전 대통령은 “나이가 있으니까 왔다갔다 하는 거지 뭐”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담배 안 피고 술 안 먹고 그러니까 좀 나을 거야. 담배는 옛날에도 좀 못 피웠고 술은 군대생활 하면서 많이 먹었지만 술 맛을 모른다”고 했습니다.

10여분 조문을 마친 전 전 대통령은 “역사적 화해라고 볼 수 있는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빈소를 떠났습니다.

전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악연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10·26 사태 직후인 1980년 전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김 전 대통령은 12·12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 정권의 5·17 조치로 상도동 자택에 가택 연금을 당했습니다. 23일간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전두환 정권에 맞선 김 전 대통령은 이듬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을 잡고 민주화추진협의회를 결성했고, 1985년에는 신민당을 창당해 전두환 정권 퇴진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직후 하나회 척결을 통해 군 개혁에 나섰고, 전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을 군사반란 주도와 수뢰 혐의로 구속시켰습니다.

두 사람의 악연을 그대로 드러낸 일화도 있습니다. 2010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로 전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을 초대하자, 김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에게 다 들리도록 “전두환이는 왜 불렀노. (본인이 처벌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아니데이. 죽어도 국립묘지도 못 간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오찬에서 전 전 대통령이 “와인 더 없느냐”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 술 먹으러 왔나”라고 호통을 쳤고 화가 난 전 전 대통령은 자리를 떴습니다.

전 전 대통령의 김 전 대통령 빈소 방문에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뻔뻔하다’ ‘역사적 화해’ ‘조문 잘 간 것’ 등 각양각색의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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