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원희룡 제주지사 취임 이후 지난 2년간 제주도민 가운데 23%가 제주도 공무원의 비리나 부패를 경험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쿠키뉴스 제주취재본부가 지난 11~12일 제주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희룡 지사 전반기 도정평가 여론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무려 23%가 ‘지난 2년 동안 일상생활 중에 제주도 공무원들의 비리나 부패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역별 응답을 살펴보면 구좌·우도·조천(10.1%)을 제외하고는 구제주시 23.9%, 한림·애월·한경·추자 25.0%, 구서귀포시 22.7%, 남원·표선·성산 24.6%, 대정·안덕 23.2% 등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성별 응답도 남성 22.2%, 여성 23.8%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단 연령별 응답은 29세 이하 젊은 층 가운데 33.6%가 공무원 비리나 부패를 경험한 사실이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30대 28.7%, 40대 23.7%, 50대 20.0%, 60대 이상 13.3%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공무원 비리·부패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취임 후 줄곧 공직자 청렴도 향상을 강조했던 원 지사의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좌광일 제주경실련 사무처장은 24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도민 4명 가운데 1명이 공무원 비리나 부패를 경험했다는 사실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이는 제주가 안고 있는 가장 현안으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원희룡도정 들어 부패·비리 척결을 위해 많은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원 지사가 공무원들의 부패·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확실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공무원 스스로는 공직사회가 청렴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실질적으로 민원인(도민)의 입장에서 느끼는 공무원 청렴도는 그렇지 못하다”며 “그만큼 청렴도에 대한 공무원과 민원인의 인식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원희룡도정이 들어선 이후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에서 제주도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14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양창호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 사무국장은 24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공직사회 청렴도 향상을 위해 예방감사와 사후감사를 철저히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감사위원회 내부에 부패방지지원센터 설립을 예정하는 등 공무원들의 부패·비리를 예방하는 데 적극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병하 기자 md594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