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절반 이상은 원희룡 제주지사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쿠키뉴스 제주취재본부가 지난 11~12일 제주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희룡 지사 전반기 도정평가 여론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51%가 원 지사가 평소 도민들과 소통을 ‘잘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매우 잘못했다’는 답변도 24.2%로 제주도민 4명 가운데 1명은 원 지사의 소통에 매우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응답을 살펴보면 대정·안덕 62.8%, 구제주시 55.8%, 남원·표선·성산 52.8% 순으로 원 지사가 소통을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원 지사가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지역은 한림·애월·한경·추자 56.6%, 구좌·우도·조천 50.5%로 나타났다.
연령별 응답에서는 29세 이하 젊은 층 가운데 67.4%, 40대 63.1%, 30대 51.5%가 원 지사가 소통을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소통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은 연령대는 60대 이상(53.2)뿐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53.6%, 여성 49.6%가 원 지사가 소통을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취임 이후 온·오프라인을 통해 도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원 지사의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 지사는 2년 전 취임과 동시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공보관실을 소통정책관실로 변경하는 등 도민·언론과의 ‘소통’에 방점을 두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민선6기 전반기를 보낸 현재 도민들의 여론은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 지사의 ‘불통도정’은 현장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24일 도내 한 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L(26·남)씨는 “솔직히 원 지사의 관심은 온통 중앙정치(대선)에만 쏠려있는 것 같다”며 “물론 뉴스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지역에서 뛰어다니는 모습보다는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해 얼굴을 드러내는 장면이 훨씬 많은 것 같이 느껴진다”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대정읍에 거주하고 있는 G(51·남)씨 지난 26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원 지사가 현장소통을 한다며 공무원들 몇 명 데리고 와서 1~2시간 마이크 들고 사진 찍어가는 게 소통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주민들이 정말 필요할 때, 와달라고 요청할 때 직접 와서 귀를 열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진짜 소통’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양병하 기자 md594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