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백남기 청문회’ 강신명의 파편적 사과 “사실관계부터 밝혀”

[친절한 쿡기자] ‘백남기 청문회’ 강신명의 파편적 사과 “사실관계부터 밝혀”

기사승인 2016-09-13 14:40:10

[쿠키뉴스=심유철 기자] “네가 먼저 잘못했으니까 나는 사과 안 해” 

‘농민 백남기 사건’ 관련 청문회가 사건 발생 304일 만인 지난 12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주재로 열렸습니다. 청문회에는 사건 당시 경찰 측 책임자였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증인으로 참석했지만 백남기(69)씨에 대한 사과를 또 미뤘습니다. 

강 전 총장은 “법률적 책임 원인을 명확히 해야 한다. 결과만 가지고 사과할 수 없다. 사람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사실관계가 확정되면 하겠다”며 공식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당시 시위 현장에 있었던 서울변호사협회 변호사들은 ‘경찰의 직사 살수가 공격적이었다’ 증언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도 ‘백씨에 대한 살수는 위법이다’ 판단을 내렸다”며 강 전 청장이 사과하지 않는 데에 반박했습니다. 아울러 일부 야당 의원들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도의적으로라도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죠.

백씨는 지난해 11월14일 쌀값 폭락 등에 항의하고자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습니다. 당시 백씨는 폭력시위용품도 들고 있지 않았고 차벽을 밧줄로 끌어내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백씨를 향해 직사 살수했습니다. 그 물대포는 백씨의 가슴이 아닌 머리를 조준하고 있었습니다. 살수차 운용지침 사항에 따르면 직사 살수하는 경우 시위참가자의 가슴 이하 부위를 겨냥해야 합니다. 살수차 매뉴얼에도 ‘사람에게 직접 살수할 경우 사망이나 중상에 이를 정도로 매우 위험해 직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여당과 야당은 집회 당시 경찰의 과잉진압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은 “시위대가 폭력적으로 나오는데 경찰이 진압하지 않을 수 있냐”며 “불법 폭력시위에 대한 사후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 전 청장은 또한 “우리 사회에는 제도적 의사표현 장치와 법률적 구제절차가 완비돼 있다.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행을 단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백씨를 물대포로 쓰러뜨린 충남 9호차 보고서에는 경고살수와 곡사살수를 했다고 기재 됐지만, CCTV 영상 확인 결과 처음부터 직사살수 한 장면이 확인됐다”며 “과잉진압을 숨기기위한 조작이 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직사살수를 강행한 경찰이 공식 사과를 하지 않자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장비에 대한 매뉴얼도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투입하는 경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라” “‘과잉진압’이라는 이름의 살인행위” “‘네가 먼저 잘못했으니까 나는 사과 안 해’ 동네 애들 싸움이냐?” “내가 저 지경이어도 국가로부터 사과 한마디 못 들었겠네” “네가 먼저 불법시위했으니까, 나도 불법진압한다? 경찰이 이렇게 유치한 집단이었나” “경찰폭력이 멀쩡한 사람을 병석에 보냈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사과도 하지 않고 버틸 수가 있지”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연거푸 사과를 거부하는 강 전 청장 모습을 보면 그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인간적 사과’엔 과연 진정성이 있을까 싶습니다. 설령 ‘농민 백남기 사건’의 법적인 사실관계가 명확해진다 한들 그의 사과가 ‘파편적이진’ 않을지 의구심이 듭니다.

tladbcjf@kukinews.com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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