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2017년 상반기를 지나 여름의 한가운데다. 1000만 관객 영화는 탄생하지 않았지만 칸 국제영화제에 다수의 한국 영화들이 초대됐다. 일부 스타들은 무례한 태도로 구설수를 낳았고, 어떤 스타들은 과감한 행보로 논란을 일으켰다. 새로운 플랫폼의 변화를 만든 영화도 있다. 올해 상반기 영화계는 어떤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을까.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한 韓 ‘악녀’ ‘옥자’ ‘불한당’
지난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는 3개의 한국 영화가 진출하는 경사를 맞았다. 정병길 감독의 ‘악녀’는 스타일리시한 액션 시퀀스로 칸 국제영화제의 찬사를 받았다. 주연배우 김옥빈은 러닝타임 내내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기존에 본 적 없던 액션을 선보였다. 단지 여성 배우라서가 아닌, 한국 영화계에서 본 적이 없던 놀라운 액션과 신선한 시퀀스는 ‘김옥빈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까지 만들었다.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또한 세련된 미장센과 주연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받았다. 아이돌 출신으로 이제는 스크린에 완전히 자리 잡은 배우 임시완, 느와르로 무게감을 더한 설경구의 존재감에 더해 변성현 감독 특유의 개성적인 화면은 칸을 사로잡았다. 다만 변성현 감독의 SNS 속 경솔한 발언이 문제가 돼 변성현 감독은 결국 칸 레드카펫에 서지 않았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경사인 한편 TV에 동시 스트리밍 방식으로 서비스되는 영화가 극장 영화 중심의 칸 국제영화제에 초빙되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상영 중 관객의 야유 때문에 한때 상영이 중단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 ‘옥자’, 3대 멀티플렉스에서 상영 거부
칸 국제영화제에서 일어난 논란을 증명하듯 영화 ‘옥자’는 국내 극장들에서도 상당수 상영을 거부당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OTT서비스업체인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극장 개봉과 동시에 TV와 동시 스트리밍 서비스된다. 그러나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3대 멀티플렉스 극장은 ‘옥자’의 동시 스트리밍 방식은 극장의 생존권을 해치는 한편 국내 영화제작 환경에 장기적으로 손해를 끼치는 형태라는 이유를 들어 ‘옥자’를 상영 거부했다.
결국 ‘옥자’는 대한극장 등 소규모 100여개의 스크린에서 국내 관객을 만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영화계 관계자들은 동시 스트리밍 서비스 또한 시대의 흐름이며, 봉준호 감독은 오히려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캐치해낸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오는 29일 넷플릭스와 국내 극장을 통해 개봉한다.
▲ 윤제문·이요원, 인터뷰 하나로 커진 ‘인성’ 논란
지난 2월 영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으로 스크린에 복귀한 이요원은 홍보를 위해 언론 인터뷰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인터뷰 이틀째 이요원은 오전 첫 타임 인터뷰에 20여분 지각했고, 이에 설명을 부탁한 취재진에 대해 사과 없이 매니저를 대신 불러 언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래, 가족’ 홍보를 위한 자리였으나 예의가 없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배우 윤제문의 경우는 더욱 당황스럽다. 앞서 음주운전 적발로 자숙하겠다고 밝힌 윤제문은 지난 4월 주연작 ‘아빠는 딸’(감독 김형협) 언론사 인터뷰에 임했으나 이 역시 음주 인터뷰 논란으로 번졌다. 오전 인터뷰 당시 전날 과한 음주로 술이 덜 깬 상태였던 윤제문은 기자들의 항의에 “인터뷰를 못하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 사실이 알려졌다. 하필 음주운전으로 자숙 중이던 상태에서 또다시 음주로 무례한 행동을 한 것이 알려지자 수많은 비난이 이어졌다.
▲ 김민희-홍상수, 불륜 논란에도 이어지는 당당한 행보
배우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륜 스캔들에 내내 입을 닫다 지난 3월 끝내 불륜을 인정했다. 당시 베를린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이목을 모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두 사람은 “두 사람의 사이를 설명해 달라”는 지문에 “사랑하는 사이”라고 당당하게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
하필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유부남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의 이야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홍상수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까지 비난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칸 국제영화제에 동반 출국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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