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카카오뱅크가 오픈 12시간 만에 18만 계좌를 돌파했다. 이는 시중은행이 지난해 1년 동안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한 건수보다 많은 건 물론,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7시 일반인을 상대로 업무를 개시한 지 12시간 만인 오후 7시 18만7000개의 계좌가 개설됐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이 지난해 한 해 동안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한 15만5000건을 12시간 만에 넘어선 것이다.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도 10만명을 돌파하는 데 사흘이 걸렸다.
카카오뱅크 측은 “오전에는 시간당 1만명이 새로 계좌를 열었고, 오후 들어서는 시간당 2만명이 계좌를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날 12시간 동안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수는 33만5000건이었고, 대출은 145억원을 기록했다. 대출금의 경우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실제 대출이 이뤄진 금액만 포함한 숫자다. 또 예·적금 액은 426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출범 첫날인 이날 이용자가 몰리면서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앱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반복되거나, 개인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했다는 알림창이 나오면서 절차가 중단되는 일이 반복됐다. 앱 실행 도중 오류가 발생하는 일이 오후에도 이어졌다.
카카오뱅크 측은 “출범 첫날 너무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카카오뱅크보다는 나이스평가정보 등 계좌를 개설하면서 필요한 유관기관의 서버에 문제가 생겨 가입에 지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카카오뱅크는 물론 시중은행과 주요 카드사가 고객의 신용상태를 2시간가량 조회하지 못했고 대출 고객 상담이 지연되거나 카드 발급 신청 업무가 차질을 빚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횟수와 개설된 계좌 수 차이를 고려할 때 계좌 개설을 위해 대기 중인 고객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앱을 새로 내려 받은 이용자와 이미 내려 받은 대기자 수를 고려했을 때 대량 접속 시도로 인한 서비스 정체가 해소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접속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 메시지를 앱을 통해 공표했다.
서비스 지연이나 접속 오류 등은 유관 기관의 수용 능력 부족과 고객 수요에 대한 카카오뱅크 측의 대비가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시에 두 번째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케이뱅크보다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며 "인터넷 은행의 영업이 본격화되는 만큼 시중은행들도 긴장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