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막 올린 '코믹콘 2017'… 탄탄한 콘텐츠·내한 행사에 관람객 '깜짝'

서울서 막 올린 '코믹콘 2017'… 탄탄한 콘텐츠·내한 행사에 관람객 '깜짝'

서울서 막 올린 '코믹콘 2017'

기사승인 2017-08-04 20:15:0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전 세계의 팝 컬처를 다루는 ‘코믹콘 서울 2017’이 막을 올렸다. ‘코믹콘’은 코믹 컨벤션(Comic Convention)의 약자로 만화부터 영화·게임·캐릭터·애니메이션 등 대중 문화 콘텐츠 중에서도 서브 컬처 전반을 폭넓게 다루는 팝 컬처 페스티벌이다. 이미 미국부터 유럽, 아시아까지 세계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처음 열리는 행사다.

‘코믹콘’의 명성은 이미 서브 컬처 팬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구가하는 마블 사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들의 경우, 미국 각지에서 열리는 ‘코믹콘’에서 신작 발표를 하거나, 새로운 배우의 합류를 발표하는 등 등 다양한 행사를 치른다. 이미 서브컬처 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행사인 셈이다. 해마다 미국에서 개최되는 ‘코믹콘’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기를 직접 예매해 가는 매니아들도 상당수다. 그러나 한국의 대중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행사인 만큼 주최 측은 다양한 준비와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가장 큰 행사는 덴마크 배우 매즈 미켈슨과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의 내한이다. 매즈 미켈슨은 TV 드라마 ‘한니발’을 비롯해 ‘닥터 스트레인지’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 등으로 국내에서도 어마어마한 팬을 거느리고 있다. 더불어 단 한 번도 내한한 적이 없어 국내 팬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됐다. 4일 오후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 C홀에서 열린 ‘코믹콘 서울 2017’ 개막식에 참가한 매즈 미켈슨을 보기 위해 약 1000여명의 팬들이 개막식 행사가 치러지는 어메이징 스테이지를 둘러싸고 환호를 보냈고, 매즈 미켈슨은 이에 “내가 인기가 좀 많은 것 같다”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매즈 미켈슨은 “코믹콘은 모든 사람들이 친구가 될 수 있는 자리”라며 “무엇보다 나의 한국 팬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아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한국의 영화감독 중에서는 박찬욱의 큰 팬이라고 밝히며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 ‘아가씨’등을 감명 깊게 봤다”고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자리에 함께한 스티븐 연 또한 “기가 막히다”며 현장에 모인 자신의 팬들을 향해 기쁨을 표했다. 스티븐 연 역시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TV 드라마 ‘워킹데드’등으로 국내에서 탄탄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한국에 와서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고, 감사하고 여러분 역시 좋은 시간 보내길 바란다”는 스티븐 연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연신 기쁨을 표현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마블(Marvel)사의 부사장 C.B 세블스키는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이 여러 가지 캐릭터를 좋아한다”며 “코믹콘은 그런 이들을 위한 곳이며, 참관객들은 여유 있게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즐기기 바란다”고 말했다. 게스트로 초대된 김정기 작가 또한 “한국 고유의 캐릭터 문화와 코믹콘이 합쳐져 좋은 증폭 작용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외에도 ‘코믹콘 서울 2017’은 다양한 행사를 선보인다. 마블의 부사장인 세블스키가 펼치는 ‘마블 소속 만화가가 되는 법’(How to be the Marvel Graphic Artists) 강연을 필두로 오는 5일에는 김정기 작가의 라이브 드로잉 쇼가 펼쳐진다. 또 일본의 유명 성우인 세키 토시히코·호시 소이치로 등이 참여하는 ‘최유기 리로드 블라스트’(최유기 Reroad Blast) 토크 쇼가 준비돼 있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코스프레 쇼와 캐릭터 창작에 관한 강연 등이 행사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평소 서브컬처에 관심이 있던 이라면 충분히 참여하고 싶을 만큼 알찬 라인업이다.

다양한 언더 아티스트들의 부스도 눈에 띄었다. 40여개 부스로 이뤄진 ‘아티스트 앨리’(Artist Alley)에서는 전 세계에서 참가한 창작자들이 자신만의 작품을 참관객에게 선보였다. 그러나 상업 부스의 경우 참가 업체 중 반 이상이 피규어 판매와 게임 홍보에 주력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외에도 주최 측이 미리 판매한 ‘얼리버드’(Early Bird)티켓 구매자들에 대한 안내가 늦어지는 등 행사 진행이 미숙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참관객 김재균(32)씨는 “첫 개최라 미흡한 부분도 있겠지만 좋은 콘텐츠가 많아 흡족하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지속적으로 한국에서 ‘코믹콘’이 개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믹콘 서울 2017’측은 3일간 예상 관람객 수를 3만 명으로 추산했다. 4일 입장객수로 추산한 수치이며, 얼리버드 티켓의 경우 전량 매진됐다. 얼핏 적어 보이지만 서브 컬처 행사로서는 의미가 남다른 수치다. ‘코믹콘 서울 2017’ 홍보팀 측은 “당초 외부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해 행사 규모가 작은 감이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려 감사할 따름”이라며 “평일인 4일 관람객들의 접속만으로 ‘코믹콘’ 앱이 다운된 상황이고, 외국인 관람객도 굉장히 많다”고 밝혔다. 또 “관람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2018년 개최를 확정했다”며 “좀 더 크고 탄탄한 행사를 개최하도록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코믹콘’은 리드팝(ReedPOP) 및 리드엑시비션스 코리아가 주최·주관한다. 오는 6일까지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 C홀에서 열린다.

onbge@kukinews.com(사진=박태현 기자)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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