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다음달 수도권에 3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새 아파트가 쏟아질 예정이다. 정부의 8.2 대책 후 눈치 보기에 들어간 건설사들이 추석 직후로 대거 공급을 서두르면서 수도권 분양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올해 10월 수도권에서는 임대를 제외한 3만2199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올해 월별 분양물량으로는 최다 물량이다. 분양물량을 집계한 지난 2000년 이후 역대 연도별 10월 분양물량으로는 지난해(4만 661가구)에 이어 두 번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20곳, 1만 8648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서울 9곳, 1만 2468가구 △인천 1곳 1083가구로 집계 됐다. 서울의 경우 고덕주공 3단지·응암2구역·신길9구역 등 재개발·재건축 위주로 공급된다. 경기·인천의 경우 운정신도시·성남고등지구·송도국제신도시 등 신도시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공급된다.
이처럼 다음달 분양물량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가을철 부동산 성수기와 함께 그동안 건설사들이 8.2 대책으로 9월 분양 일정을 미루는 등 눈치 보기에 돌입한데다, 최장 열흘에 달하는 추석 황금연휴를 피해 분양을 서두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사실상 분양 비수기로 접어드는 11월을 고려하면 다음달이 적기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견본주택을 열고 청약 및 당첨자 발표를 거쳐 계약까지는 3주 정도 걸린다. 사실상 9월 3주차에 견본주택을 열면 분양 일정이 추석연휴 기간과 맞물리게 된다. 특히 8.2 대책 후 금융결제원의 주택 청약 시스템 보수 작업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됨에 따라 입주자모집공고 업무가 불가한 점도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다음달로 미루는 이유다.
실제로 분양일정을 미루는 곳들도 있어 10월 분양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분양을 앞둔 ‘래미안 DMC 루센티아’는 10월로 분양을 연기했고, 제일건설이 경기 시흥 은계지구 B4블록에서 선보이는 ‘시흥 은계 제일풍경채’도 다음달로 분양 일정을 미뤘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견본주택 오픈부터 계약까지 한 달여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추석 연휴와 11월 겨울철 비수기 전에 분양을 끝내려면 10월에 물량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은 10월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 3단지 재건축을 통해 ‘고덕 아르테온’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34층, 41개동, 전용면적 59~114㎡ 총 4066가구 규모로, 이 중 1397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한화건설은 10월 서울 영등포뉴타운 1-3구역에서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을 분양할 예정이다. 주거·업무·상업시설을 갖춘 주상복합 단지다. 지하 5층~지상 30층, 3개동으로 이 중 아파트는 전용면적 29~84㎡ 185가구(일반분양 148가구)로 구성됐다.
경기·인천에서는 신도시·택지지구 아파트가 나온다. 제일건설은 10월, 경기 성남 고등지구 S-1블록에서 542가구 규모의 ‘성남고등지구제일풍경채’를 분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