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에는 제목처럼 프루스트가 등장하거나 여름과 관련된 내용이 없습니다. 제목이 탄생한 배경에는 책의 서문이 있습니다. 서문에서 저자 중 한 사람인 로라 엘 마키는 여름 휴가 기간이 작가 마르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기 좋은 시기라고 말합니다. “불행한 일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려면 중병이 들거나 한쪽 다리가 부러져야만 한다는 것이다”라는 마르셸 프루스트의 동생 로베르 푸르스트의 말을 인용하면서요. 제목 뿐 아니라 책 표지의 일러스트가 해변가를 표현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은 한 프랑스 라디오 방송국의 여름 특집 방송에서 탄생한 책입니다. 프루스트를 연구한 소설가, 작가, 대학교수 등 여덟 명의 전문가를 초청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었죠.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은 방송에 출연한 여덞 명의 전문가들이 각자 하나의 주제를 정해 자신들이 감동받은 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논문 같은 학술적인 내용보다는 가벼운 에세이에 가까워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었거나, 읽고 싶은데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독자들이 먼저 펼쳐보기 좋은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