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감사원 감사 결과로 채용비리가 드러난 금융감독원을 전격 압수수색 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채용비리에 금융지주 회장과 국책은행 고위 임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검찰이 감사원 감사에서 채용비리가 적발된 금융감독원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11층에 위치한 서태종 수석부원장실과 14층 총무국 등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서 수석 부원장의 휴대전화와 총무국 컴퓨터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번 비리에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이병삼 부원장보 등 3명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을 살펴보면 감사원은 2015년 말 진행된 '2016년도 5급 신입직원 채용'에서 당시 이모 총무국장이 지인의 전화를 받고 특정 지원자의 필기전형 탈락을 막았다.
이 국장은 필기전형이 끝난 뒤인 2015년 11월 지인으로부터 "경제학 분야 지원자 A가 필기전형에 합격하겠느냐"는 문의를 받고 실무자에게 메신저로 "A(주민번호 기재) 필기시험이 합격 가능한 수준인가요"”라고 물었다.
실무자는 "필기시험에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당시 경제학 분야는 최종 11명을 뽑기로 돼 있었기 때문에 필기전형에서 22명을 합격시켜야 하는데 지원자 B는 23위였다.
그러자 이 국장은 이미 결재가 난 전형계획을 바꿔 경제학분야 최종합격자 수를 11명에서 12명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A씨는 필기전형에 합격했다.
이국장은 면접전형에선 지원자 A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고, A는 합산 성적 9위로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태종 수석부원장은 이러한 채용인원 변경 등을 승인한 최종 결재자이자, 면접전형 위원장이었다.
감사 과정에서 A씨 합격과 관련해 이 국장은 "아는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면서도 누군지는 정확히 기억 못 한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소명절차 과정에서 전화한 지인이 누구인지 밝혔고, 감사원은 이 내용을 검찰에 수사 자료로 제공했다.
이 국장에 전화한 지인은 금감원 임원 출신인 농협금융지주 대표로, 서 수석부원장과는 금융 관료 선후배 사이이다. 채용인원을 늘려줘서 합격한 지원자는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 간부의 아들로 알려졌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