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안종범 전 경제수석을 만나 “평창동계올림픽 활용 경제활성화 방안을 건의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회장이 당시 안 수석에게 면세점 특허 추진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안 전 수석이 면세점 특허를 관장했는지 몰랐다고 발뺌했다. 그러면서 같은 경제인으로서 만났고 본인 의사만 있으면 누구든지 만나준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16일 국정농단 주범인 최순실 씨와 신 회장 재판에서 신 회장이 진술한 내용을 공개했다.
신 회장은 진술에서 안 전 수석을 만난 이유로 “김종덕 장관에게 평창올림픽을 이용한 경제 활성화 방안이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니 그 부분은 안 수석 소관이라고 해서 이인원 부회장에게 안 수석과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경제수석과 만나기 어렵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경제수석이 그렇게 만나기 어려운 사람인가. 제가 만나자고 하면 대통령 빼고 누구도 다 만나려고 하고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저도 경제인이고 안종범도 경제수석이니 경제인끼리 만나는 건 당연하다”며 “제가 만나려고 하면 다 만나준다”고도 진술했다.
신 회장은 면세점 특허가 관세청 주관업무인 줄은 알았지만 경제수석이 관여하는지 몰랐다고 잡아뗐다.
그는 “롯데가 안종범 수석이나 대통령을 상대로 면세점 추가 특허 일정을 최대한 빨리 확정해 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상황은 맞는데 면세점 대표가 할 일이지 제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안 전 수석과 만난 뒤 3일 후 박 전 대통령과 또 만났다. 그는 당시에도 대통령 앞에서 올림픽 경제활성화 프로그램을 설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앞으로도 스포츠 산업 전반에 관심을 갖고 계속 지원해달라’고 하자 이인원 부회장에게 ‘살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살펴보라’는 의미를 신 회장은 “대통령이 한 말씀과 관련해 앞으로 청와대에서 연락이 올지 모르니 챙기라고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그룹 다른 문제와 관련해 안 전 수석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다는 진술도 공개했다. 검찰은 또 신 회장이 지난해 정희수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7차례 만났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